이닝당 10.3구·체인지업·코너워크, 류현진 완벽투 키워드 셋

입력 2019-05-08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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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역시 팀의 핵심 선발다웠다. 시즌 4승째(1패)를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으로 장식한 8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다저스타디움)에서 보여준 완급조절과 코너워크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구속 149㎞의 포심패스트볼(포심·30개)과 투심패스트볼(투심·19개), 컷패스트볼(커터·16개), 체인지업(19개), 커브(9개)를 섞어 총 93구를 던졌다. 이닝 당 투구수는 10.3개로 매우 이상적이었다.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총 67개로 비율은 72%에 달했다. 기본적으로 이닝 당 15구 이내의 공을 던지면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고 평가하는데, 류현진은 그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투구를 했다. 100구 미만으로 9이닝을 혼자 책임졌다는 자체가 류현진의 클래스를 설명한다. 또 9이닝을 채우며 규정이닝을 다시 돌파한 덕분에 올 시즌 평균자책점 2.03(44.1이닝 10자책점)으로 메이저리그(MLB)를 통틀어 이 부문 5위(NL 4위)로 올라섰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도 이상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144.3㎞였고, 체인지업은 시속 127.6㎞로 나타났다. 구속 차이는 16.7㎞다. 체인지업은 포심을 던질 때와 같은 투구폼을 유지하며 타이밍을 뺏는 구종이다. 상대 타자들이 아주 작은 차이만 발견해도 노림수를 가져가기 수월하다. 여기에 구속의 차이를 두지 않으면 높은 코스에 형성된 체인지업은 ‘느린 패스트볼’이 돼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은 구속 차이와 투구폼 모두 일정했다. MBC스포츠+ 정민철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출발점부터 이상적이다. 투구폼 노출도 없었고, 구속 차이를 두고 땅볼을 유도한 부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한 코너워크도 일품이었다. 투심과 커터 등의 ‘무빙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하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완벽한 커맨드를 보여준 덕분이다. 정 위원은 “4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상대로 던진 몸쪽 커터, 조쉬 도날슨에게 던진 바깥쪽 제구는 완벽했다”고 돌아봤다. MLB 1위인 22.5의 삼진(45개)과 볼넷(2개) 비율을 기록 중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류현진이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 등판했을 때 중계 해설을 맡았던 톰 버두치는 “새해 첫날 류현진을 깨워 잠옷을 입은 채 공을 던지게 해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결코 허튼 말이 아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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