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슈퍼카’ 도전…시장 지각변동 노린다

입력 2019-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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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13일(현지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리막 본사 사옥에서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 날인 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마테 리막 리막사 CEO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현대·기아차,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강자 ‘리막’에 1067억 원 투자

‘제로백 1.85초’ 리막과 협력 체결
세계 최초 ‘고성능 수소전기차’ 기대
2020년까지 프로토 타입 제작 계획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글로벌 슈퍼카 시장의 판을 바꿀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현대차는 14일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 이하 리막)에 1067억 원(현대차 854억 원, 기아차 213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3일 직접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리막 본사를 방문해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니즈 충족과 당사의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글로벌 제조사와의 프로젝트 경험도 풍부해 다양한 업무 영역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리막은 2009년 당시 21세이던 마테 리막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 글로벌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EV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C_Two’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 1.85초라는 엄청난 성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 고성능 수소전기차에 도전

현대차가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리막에 투자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대중차 브랜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내연기관 시대에는 얻을 수 없던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카 제조업체라는 타이틀을 전기 슈퍼카 양산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다. 현재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슈퍼카 수준의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면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고성능 모델 출시 브랜드라는 타이틀도 가질 수 있다.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부가티베이론 등의 슈퍼카 업체들이 50∼100년에 걸쳐 쌓아온 명성을 내연기관으로는 뒤집을 수 없지만, 고성능 전기차와 고성능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따라잡거나 오히려 한 수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판단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기아차와 리막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진행한다. 리막의 기술력은 고성능 전기차에 특화돼 있다.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과 차량 제어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등 분야에서 비교불가능한 기술력을 지녔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의 협업으로 신속하게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전동형 차량에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 함께 2020년까지 N브랜드의 미드십 스포츠 콘셉트카의 전기차 버전과 별도의 수소전기차 모델 등 2개 차종에 대한 고성능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고성능 전동차에 대한 양산도 검토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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