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부는 녹두꽃 vs 역풍 만난 이몽

입력 2019-05-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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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녹두꽃’(왼쪽)-MBC 드라마 ‘이몽’. 사진제공|SBS·이몽 스튜디오 문화전문회사

동학혁명 vs 독립운동 주말 경쟁
녹두꽃, 섬세한 연출·스토리 호평
이몽, 극적 긴장감 없는 대사 지적


한 시대의 역사적 아픔을 담아내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SBS ‘녹두꽃’과 MBC ‘이몽’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엇갈린다. 봉건과 식민 침탈에 맞서는 민초들의 저항을 담는 의미가 깊다는 데에는 이견이 나오지 않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 시청자는 호불호를 각기 드러낸다.

‘녹두꽃’과 ‘이몽’은 각각 1894년 동학농민혁명과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그리고 있다. ‘녹두꽃’은 지난달 26일, ‘이몽’은 이달 4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다. 공교롭게도 주말 밤 시간대에 각기 편성돼 자연스럽게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방영 초반인 현재까지는 ‘녹두꽃’이 승기를 잡고 있다.

이야기를 유연하게 담으려는 ‘녹두꽃’의 전략이 통한 덕분이다. ‘녹두꽃’은 백이강·백이현이란 허구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 때문에 기록에 얽매이지 않은 신선한 이야기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동시에 ‘역사가 곧 스포일러’라는 사극의 공식도 깼다. 실제 사건인 황토현 및 황룡강 전투 등을 웅장하고도 섬세하게 재현한 연출력도 극찬을 받았다. 빠른 사건 전개, 사투리의 ‘말맛’을 살린 대사가 돋보인다는 호평도 이어진다.

반면 약산 김원봉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몽’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나뉜다. 1919년 의열단, 1938년 조선의용대장 등 항일투쟁에 나선 독립운동가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는 초반 그에 대한 논란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련되지 못한 만듦새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전형적인 ‘영웅 드라마’를 답습하는 구조, 극적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대사들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역사적 사실에 집중해 극적 재미는 반감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에 두 드라마의 시청률 성적도 조금씩 갈린다. ‘녹두꽃’은 7∼8%대(이하 닐슨코리아)를 꾸준히 기록 중이다. ‘이몽’은 5%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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