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효과

입력 2019-05-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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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의 남자’ 봉준호·송강호 금의환향

‘기생충’ 예매율 46% ‘어벤져스급’
CJ ENM·바른손 주가 급등
CJ 글로벌 사업 탄력


‘봉준호 효과’의 힘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봉준호 감독과 신작 ‘기생충’이 26일 막을 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30일 국내 개봉 이후 흥행세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의 주가 급등으로 상징되는 수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생충’은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27일 극장별 예매를 시작했다. 27일 오후 5시30분 현재 45.7%(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이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광풍과도 같은 흥행력에 주춤했던 한국영화의 흥행세를 다시 이끄는 분위기다.

더욱이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함께 호흡한 새로운 무대에 대한 기대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2003년 ‘살인의 추억’과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로 흥행의 단맛을 봤다. 각기 또 다른 작품들로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두 사람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얹으면서 다시 한번 흥행 폭발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드러날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CJ)의 역할에도 시선이 쏠린다. CJ는 ‘기생충’을 계기 삼아 투자배급사로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미 CJ 측은 이미경 부회장과 허민회 대표이사 등 핵심 경영진까지 나서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 등 자사 투자배급 영화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 홍보 및 프로모션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 부회장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사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 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사업 확장에 힘을 기울여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을 이유로 경영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기생충’의 총괄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리며 칸 국제영화제를 계기로 다시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직배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에 뒤지며 시장점유율 3위로 자존심을 구긴 CJ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힘입어 다시 시장 장악을 노리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아우르는 CJ ENM이 이날 1.44%(2600원) 주가가 오른 18만3700원으로 장을 마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주가 급등은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상한가로도 이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 바른손이앤에이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90%)까지 치솟은 2520원에 마감됐다. 계열사 바른손과 ‘기생충’의 또 다른 투자사인 창투사 컴퍼니케이 역시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그렸다.

모두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과 이후 이어질 또 다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집약된 결과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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