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학교폭력 논란에 몸살…현장에 던지는 메시지

입력 2019-06-0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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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유영현-가수 효린-베리굿 다예(왼쪽부터). 사진|페포니뮤직·스포츠동아DB·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대형 사건사고가 연예계를 휩쓸고 간 뒤 이번엔 스타들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중의 선망을 받는 스타들이 학창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룹 잔나비의 멤버 유영현과 걸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이 학창시절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유영현은 그룹 ‘탈퇴’로 초강수를 뒀고, 효린도 진실공방을 벌이다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이와 우여곡절 끝에 합의했지만, 두 가수(팀)의 이미지 추락은 막을 수 없게 됐다.

29일에는 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다예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동창생 A씨가 등장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소속사 측은 즉각 “억측이자 악성 루머이며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A씨는 재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기억이 날 때까지 알려주겠다”고 맞섰다.

A씨는 “그동안 자존심이 상해서 가족에게는 내 입으로 괴롭힘당한 걸 말한 적 없다”며 “우리 집에 찾아와 계단 복도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는데 기억이 왜 나질 않는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다예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온라인상에서 실명으로 올리지 않은 학교폭력 관련 글에 대하여 명예훼손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거짓된 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악의성 짙은 비방과 루머,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법적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케이블채널 엠넷의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에 출연 중이던 윤서빈도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을 해지했고, 방송사 측은 “출연자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연예기획사 자체적으로 이를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획사들은 연습생과 계약을 맺기 전 논란이 될 만한 문제가 있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사전점검을 거친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정도의 과거 행적이나 인성 등을 살펴보지만 더 오래된 과거사까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당사자를 믿을 수밖에 없다.

한 연예기획사 신인개발팀장은 “오디션이나 길거리 캐스팅 등을 진행하며 스타성을 먼저 판단하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주변 반응이나 반복적 면담 등을 통해 인성교육에 힘쓰면서 사전에 문제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스타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중학교 교사인 B씨는 “최근 ‘이런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되느냐’며 그 기준을 상담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과거가 폭로되는 과정에서 ‘무릎을 꿇렸다’ ‘옷을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았다’ 등 구체적인 사례가 등장하자 학교폭력 범주에 대한 학생들의 궁금증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연예인들의 논란 사례들을 묶어 학교폭력 예방 교육 자료로 응용할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의 논란은 대중에게 ‘목소리를 내면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의혹 제기에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문제 해결을 이끄는 양상을 보인다”며 “피해자들도 학교폭력을 향한 부정적 여론에 용기를 얻어 고발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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