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염경엽 감독은 ‘소사’에 왜 발끈했나?

입력 2019-06-03 16:3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염경엽 감독(왼쪽)-소사. 스포츠동아DB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매주 월요일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 드립니다.


6월 3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 이경호 차장,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이경호(이하 이) :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가 외국인투수 브록 다익손(25)을 대만리그에서 뛰고 있는 헨리 소사(34·대만리그 푸방 가디언스)로 교체했습니다. 시즌 중에 각 구단은 외국인선수 리스트 업데이트를 위해 수시로 해외 리그로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소사 영입도 미리 알려졌고 보도가 됐습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2일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며 발끈했습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최익래(이하 최) : “염 감독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일하는 과정이다. 안 됐을 때는 어떡하나. 감독, 선수가 피해자가 된다.’, ‘당연히 준비하는 건데 당혹스럽다. 다익손도 들었을 거다. 상처를 준 거다.’, ‘10개 구단이 잘 생각해야 한다. 구단끼리도 서로 지켜줄 수 있어야 현장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하루만에 영입 발표가 나왔네요.”


-이 :
“각 구단 스카우트팀의 움직임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을 거고,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다익손에 대한 배려겠지만. 과거 일부 베테랑 감독들은 외국인선수를 더 자극하기 위해 교체 검토 사실을 미디어에 흘리기도 했습니다. 선수의 각성, 그리고 구단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거죠.”


-정재우(이하 정) : “특정팀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정보를 흘린 팀이 있다고 확신하고 지적하는 뉘앙스입니다. 역시 영리해요.”


-장은상(이하 장) :
“불과 1년 전까지 단장 역할을 했던 감독이기에 이런 문제에 더욱더 민감한 것 같습니다.”


-이 : “아주 고급정보도 아닌데…. 일부 팀에서는 ‘왜 저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나?’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 “감독과 단장의 역할을 혼동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죠. 굳이 감독이 할 얘기는 아니었다는 측면에서 보면요.”


-이 : “현장 감독보다는 단장이 비공식적으로 하는 발언에 더 어울리네요. 어떤 구단이 흘렸다고 보는 걸까요?”


-최 : “사실 외국인선수 영입 풀은 구단별로 대동소이하지 않나요?”


-장 : “이 시점에서 대체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 풀이야 구단들이 서로 비슷해요. 정보도 큰 차이가 없고요. 사실 어디서 흘러나와도 이상할 건 없죠.”

-이 : “그래서 더 발언의 배경에 대해 타 구단들에서 궁금해 합니다. ‘타 구단에서 흘렸다’라는 추측도…. 사실 스카우트팀이 소사를 보러 갔는데 기사가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죠. 미국도 아니고 대만에 프런트가 갔다는 것은 계약이 임박했다고 해석이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정 : “그렇죠.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서다영(이하 서) : “대만 언론에서도 이미 ‘한국행’을 점치는 보도가 있었고 3일 국내 언론보다 먼저 보도를 했습니다.”


-최 : “대만리그에서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급 활약을 하고 있어서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았습니다. SK의 눈높이도 참 대단합니다. 다익손이 어쨌든 평균자책점 리그 11위로 제2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교체를 결정했습니다.”


-이 : “문제의 발언은 여러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 : “말은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괜한 오해와 불협화음을 자초해서 득이 될 일은 없으니까요. 당장 관련된 구단들이 불쾌해할 테니까요.”


-이 : “역시 SK가 소사를 선택한 것은 이닝소화능력 때문이겠죠?”


-최 : “이닝이팅 능력은 소사를 따라갈 투수가 없죠. 4시즌 연속 180이닝 이상을 책임져 줬습니다.”


-서 : “그리고 또 하나,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염 감독의 스타일을 볼 때 다익손의 평균 구속이 기대했던 수준, 145㎞ 이상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었습니다.”


-정 : “그만큼 SK의 눈이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또는 다른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점 등을 의미하겠죠?”


-이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염 감독은 히어로즈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라서 조급함도 느껴집니다. 바로 지난해 우승팀이잖아요.”


-장 :
“메릴 켈리(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빠진 자리에 다익손이 들어가 있었으니 감독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고 욕심이 났겠죠.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요.”


-최 : “감독 입장에서는 우승해야 본전인 상황.”


-정 :
“그렇겠죠. 유례없는 상황에서 감독으로 취임했잖아요. 전임 감독에게서 우승팀을 물려받았으니.”


-최 :
“앞서 소사 에이전트가 SK와 롯데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흘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 “에이전트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소사의 대만 성적도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알렸다고 들었어요.”

-정 :
“SK, 롯데뿐 아니라 제3의 구단도 소사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 “규약상 SK가 소사를 영입하면 다익손을 웨이버로 공시해야 합니다. 그 날짜에 성적 역순으로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소사는 SK로, 다익손은 롯데로도 갈 수도 있겠네요. 또 소사는 재계약 외국인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100만 달러 이하 적용을 받습니다. 계약 내용은 총액 52만 달러네요.”


-서 : “하긴 올해 잘 던지면 내년에 연봉이 크게 오를 수 있으니 동기부여가 충분하네요. 문제가 됐던 세금부담도 이미 잘 해결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
“웨이버 공시된 다익손이 롯데로 가고, 둘이 맞대결하고 그래도 흥미진진하겠어요.”

-서 : “사실 SK 입장에서는 최근 너무 타이트한 경기가 많았어요. 불펜에 과부하도 있고요. 가을야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인선수 교체 필요성을 검토했고, 규약에 제한이 있는 연봉 등을 고려했을 때 소사가 우선순위로 선택됐습니다.”


-이 : “타격이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어요. SK가 공인구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죠. 1위를 하고 있어도 그래서 더 불안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산(이하 강) : “외국인 범주에선 벗어난 이야기지만, 타이트한 승부가 워낙 많긴 한데 1점차에서 16승1패를 하고 있으니 그 자체가 대단하다 싶어요.”


-이 : “그 의미는 또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것이기도 하네요. 다만 국내 선발진도 든든한데, 이렇게 조급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정 : “SK의 지금 문제는 공격이라고 봐야죠. 한화가 제일 약한데, SK는 그보다 좀 나은 수준? 적어도 데이터로는 그래요. 그렇다면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을 텐데, 현실적으로 제이미 로맥을 바꿀 수는 없으니 다익손으로 선회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서 : “확실히 큰 점수차로 이기는 경기가 많이 없다보니까 필승조가 쉴 여유도 부족해요.”

-이 : “그래서 결론은 이닝이터 소사!”


-정 : “염 감독은 그만큼 올해 꼭 우승을 원하는 거겠죠.”


-이 : “명장의 꿈!”


-장 : “왕조의 꿈!”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