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3남매 ‘분할 경영’ 시나리오 현실화되나

입력 2019-06-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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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3남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그리고 최근 경영에 복귀한 조현민 한진칼 전무.

■ 조현민 컴백, 한진 경영승계 구도 본격화

남매 지분 차이 1%p도 되지 않아
이명희 전 이사장 의중이 큰 변수
“기득권 회복 수순” 직원연대 비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에 전격 복귀하면서 향후 한진그룹의 경영승계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조양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재산 상속과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가족 간에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실제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상속문제와 관련해 “가족들과 많이 협의하고 있고 완료됐다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며 상속문제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현민이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전격 복귀하자, 그동안 경영승계의 유력 시나리오로 꼽히던 3남매의 ‘분할 경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과 그룹 총괄,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사업 담당,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등을 나누어 경영한다는 예측이다. 이와 관련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도 점쳐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보면 조원태 회장이 2.34%, 조현민 전 전무가 2.30%, 그리고 아직까지 경영에 복귀하지 않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2.31%다. 남매의 지분 차이가 1%p도 채 되지 않아 어느 누구도 확실한 그룹 지배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3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도 큰 변수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상속받게 되는 이 전 이사장이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가 경영권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전 이사장이 개인물품 밀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될 수도 있다. 또한 그동안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총수 일가와 각을 세워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한진칼의 지분을 20%로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 복귀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10일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작년 조현민 씨가 던진 물컵으로 기업 이미지와 미래 가치에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가족 일가의 많은 갑질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의 전무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모습을 볼 때, 여전히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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