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에서] 이란만 만나면 왜 이래…또다시 무승 징크스

입력 2019-06-11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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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이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이란에 동점을 허용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또다시 웃지 못했다. 2011년 1월 승리 이후 8년여 동안 승리와 거리가 멀었던 한국은 이번엔 확실한 설욕을 별렀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2분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5분 뒤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일 호주전 결승골에 이어 이날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황의조는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뽑혔다.

이로써 한국은 이란과 역대전적에서 9승9무13패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6경기(2무4패)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지긋지긋한 무승 징크스는 이번에도 한국을 괴롭혔다. 또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한 뒤 10승5무1패를 기록했다.

홈그라운드의 한국은 4-1-3-2 카드를 꺼내들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황의조와 손흥민(토트넘)이 최전방 투 톱으로 나섰고, 나상호(FC도쿄)와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인범(밴쿠버), 백승호(지로나)가 중원을 지켰다. 수비형 MF 백승호는 A매치 데뷔전이었다. 4백은 이용(전북 현대),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영권(감바 오사카), 홍철(수원 삼성)이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대구FC)가 꼈다.

경기는 초반부터 뜨거웠다. 양 팀 모두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채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한국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15분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 때 김영권이 정확하게 머리에 맞혔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란의 반격은 무서웠다.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난 이란은 틈만 나면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특히 한국의 오른쪽 라인이 쉽게 뚫렸다. 이란의 잘 다듬어진 조직적인 플레이는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전반 16분 하지사피의 슛을 시작으로 타레미, 토라비, 자한바흐쉬의 연속된 슛이 한국 골문을 위협했고, 그럴 때마다 조현우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특히 전반 36분 안사리파르드가 동료와 2대1 패스를 통해 한국 수비진을 뚫고 찬스를 만든 뒤 날린 슛은 아찔했다.

한국도 확실한 골 찬스가 한번 찾아왔다. 전반 43분 이용이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나상호가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다. 볼은 크로스바 맞고 아래로 떨어졌는데, 라인 바깥쪽이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비긴 양 팀은 골이 필요했다. 골을 향한 눈빛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후반 9분 이란에게 크로스바를 강타당해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선제골로 장군을 불렀다. 후반 12분 김민재가 수비 진영에서 길게 한번에 찔러준 볼이 상대 수비수 맞고 흐르자 황의조가 달려들며 한번 쳐놓은 뒤 상대 골키퍼가 나오자 칩 킥으로 결정을 지었다.

하지만 한국의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5분 뒤 상대의 오른쪽 코너킥 때 동점골을 허용했다.

양 팀은 이후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국은 추가시간 손흥민의 슛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213명이 입장해 A매치 8연속 매진에는 실패했다.

상암|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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