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극적인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입력 2019-06-20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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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났나 봐요.”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6·솔레어)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지난해 우승 순간을 되돌아봤다.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 그날을 떠올리며 최근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성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개막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약 45억6000만 원)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대회는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스윙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 시점에서 담당 매니저가 내게 ‘위축된 느낌이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한 뒤 “이후 ‘내가 하던 대로 하자’는 말을 되새기면서 경기를 하면서 굉장히 집중이 잘 됐다. 그래서 우승 이후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환상적인 해저드샷을 선보이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위기는 세컨 샷이 물가로 향한 16번 홀이었다. 다행히 공은 물에 빠지지 않고 수풀 사이에서 멈췄지만 정상적인 샷은 어려운 위치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박성현은 오른발을 물에 담은 뒤 과감하게 공을 때렸다. 홀 2m 곁에 붙는 완벽한 어프로치샷. 199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42·은퇴)가 선보인 ‘맨발의 투혼’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 홀을 파로 막은 박성현은 유소연(29·메디힐), 하타오카 나사(19·일본)와 연장전을 치렀고 1차 연장에서 하타오카를, 2차 연장에서 유소연을 제치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박성현은 “아무래도 연장전을 치렀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이 대회에 다시 출전한다는 자체가 새롭고 신기하다”면서 웃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비슷한 처지에서 치르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통해 극심한 부진을 씻어냈고, 자신을 짓눌렀던 2년차 징크스까지 날려버렸다. 평소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박성현이 울음을 터뜨렸던 이유다.

올해 역시 3월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이후 침체를 겪고 있는 박성현은 “메이저대회는 1년에 5개뿐이다. 모든 선수가 우승을 하고 싶어 한다. 그만큼 코스 안에서 더 집중이 잘된다”면서 “모든 분들이 내 우승은 항상 극적이라고 말씀해주신다. 그 말은 내가 극적인 상황에서 우승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극적인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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