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광주일고, 세 번째 르네상스를 꿈꾼다

입력 2019-06-20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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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화순고와 광주일고의 경기에서 승리한 광주일고.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923년 창단한 광주일고 야구부는 한국야구 스타의 산실이자 최고 명문고로 꼽힌다. 두 번의 르네상스를 보낸 후 지금은 다소 잠잠하지만, 세 번째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광주일고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에서 화순고를 9-0, 7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깔끔한 승리였다. 선발투수 이승훈이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박시원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산뜻하게 출발한 광주일고는 23일 휘문고와 16강에서 격돌한다.

광주일고는 1983~1984년 황금사자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이강철(현 KT 위즈 감독), 문희수(영선고 감독), 김선진(KIA 타이거즈 퓨처스 타격코치) 등 쟁쟁한 멤버가 주축을 이뤘다. 1983년 황금사자기 첫 우승을 시작으로 대통령배, 봉황기 우승으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에도 이종범, 박재홍, 최희섭, 김병현, 서재응 등 걸출한 스타들을 꾸준히 배출했지만 전국대회의 왕조를 구축하진 못했다. 두 번째 전성기는 2005년이었다. 에이스 나승현(은퇴)과 4번타자 겸 주장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서건창(키움 히어로즈)을 축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졸업 이후 다시 주춤했던 광주일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며 중흥의 기틀을 닦았다. 올해도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투수 정해영과 타자 박시원은 KIA의 1차지명 유력 후보로 꼽힌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 한 명은 “이들 중 1차지명을 받는 데 실패하는 선수는 2차 1~2라운드에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은 박시원은 “동경하던 팀에서 나를 좋게 평가한다면 그건 부담이 아니라 좋은 자극제”라며 멋쩍게 웃었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우천으로 경기가 하루 지연되며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지만 다행히 승리했다”며 “우리는 경기를 치를수록 자기 페이스를 찾는다. 지난해처럼 갈수록 단단해지길 기대한다. 2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회열 KIA 전력분석원의 아들이자 광주일고 에이스인 정해영은 3학년 들어 에이스의 부담감을 느끼며 다소 주춤하다. 하지만 이의리와 이승훈이 뒤를 받치는 마운드는 타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광주일고의 세 번째 르네상스가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시작될지 주목된다.

목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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