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기다려” 조정민, 2승 앞세워 견제 돌입

입력 2019-06-23 18: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정민. 사진제공|KLPGA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서 통산 5승
대상 포인트 1위로 올라서
1인자 최혜진과 함께 다승자 반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자타공인 1인자의 독주체제가 위기를 맞았다. 쾌조의 감각을 뽐내고 있는 조정민(25·문영그룹)이 최혜진(20·롯데)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조정민은 23일 경기도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6550야드)에서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 원·우승상금 1억4000만 원)에서 7타차 역전 우승을 거두고 통산 5승을 달성했다. 4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이후 두 달에 시즌 2승을 달성하며 대상 포인트 1위로도 올라섰다. 앞서 홀로 2승을 거뒀던 최혜진의 일방적인 독주체제에도 제동이 걸렸다.


● 7타차 간극 비웃은 4연속 버디쇼

선두와 7타 간격을 뒤집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이번 대회는 최종라운드 직전까지 단독선두 한상희(29·볼빅)의 생애 첫 우승 여부로 관심이 쏠렸다. 반면 조정민은 한상희에게 7타 뒤진 7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둘 사이에는 11언더파 2위 그룹 박지영(23·CJ오쇼핑)과 김예진(24·BNK금융그룹), 10언더파 4위 윤슬아(33·일화), 8언더파 조아연(19·볼빅)까지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출발도 좋지 못했다. 조정민은 파5 4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힘을 잃었다. 이어진 3개 홀 성적도 모두 파. 그러나 6번 홀(파3)부터 기가 막힌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4연속 버디 행진이었다. 6번 홀부터 9번 홀(파4)까지 내리 버디를 추가하면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9번 홀 프린지에서의 장거리 칩샷이 그대로 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이날 역전 우승의 예고편과도 같았다.

전반 조정민이 기세를 올리던 사이 선두권도 크게 요동쳤다. 한상희가 2타를 잃으면서 추락한 반면, 8번 홀에서 이글을 잡은 조아연과 박지영 그리고 전반에 버디만 4개를 잡은 김지현이 조정민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다.

혼전으로 치닫던 우승 향방이 명확하게 갈린 곳은 파4 12번 홀과 파5 13번 홀이었다. 조정민이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경쟁자들을 모두 따돌리고 선두로 등극했다.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앞서 11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던 조아연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예약했다. 챔피언조에서 뒤따르던 10언더파 박지영과 김예진은 18번 홀에서 이글을 노렸지만 모두 무위에 그치면서 조정민의 우승이 확정됐다.

조정민. 사진제공|KLPGA


● 대상과 상금왕 경쟁 참전

조정민은 이날 우승을 앞세워 박채윤(25·삼천리)을 4점 차이로 제치고 대상 포인트 1위(240점)로 등극했다. 또한 상금 순위도 2위(약 4억7105만 원)로 끌어올려 1위(약 5억4789만 원)를 지키는 최혜진을 뒤쫓았다.

조정민은 “경기가 끝나고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7타 차를 뒤집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말 우승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놀라움을 내비친 뒤 “직전 대회(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좋은 경기력을 끝까지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다행히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9살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난 뒤 우연히 골프를 접해 프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된 조정민은 개인 타이틀을 향한 포부도 잊지 않았다.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1위를 목표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