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대표팀에 칼 빼든 신치용 진천선수촌장 “강력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아”

입력 2019-06-25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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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선수촌장. 스포츠동아DB

한국 쇼트트랙이 계속된 일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에는 남자선수들 간의 성희롱 사건이 벌어져 남여대표팀 전원이 진천선수촌에서 한 달간 퇴촌 명령을 받았다. 해당 사건에 대해 강력한 징계 카드를 꺼낸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25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쇼트트랙대표팀이 암벽 등반 훈련을 하던 도중 남자선수 A가 주위의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후배 남자선수 B의 바지를 내렸다. 이에 B가 “수치심을 느꼈다”며 선수촌에 성희롱으로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맹은 사건 당일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보고를 받았고 가해자와 피해자 경위서, 감독 확인서를 받았다. 이에 연맹 관계자가 18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면담했고, 하루 뒤인 19일 B가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성희롱 신고 문서를 접수했다. A와 B는 모두 2018평창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신고를 접수한 체육회와 진천선수촌은 24일 오후 쇼트트랙 대표팀 전체의 기강 해이를 이유로 남여 7명씩 대표팀 선수 14명과 코치진을 모두 한 달간 선수촌에서 퇴촌시키기로 결정했다. 선수단은 25일 오전 퇴촌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25일 통화에서 강한 어조로 “이번 징계가 강력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해 선수만 징계해도 되지 않냐는 여론도 있지만, 팀은 문화가 중요하다. 분위기가 정착되지 않으면 팀은 의미가 없고, 좋지 않은 일이 반복된다. 대표팀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판단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연맹측에도 “징계 기간(한 달) 동안 인성과 성희롱 방지 교육을 다시 진행하라”고 전달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평창올림픽 이후 계속된 악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수년간 국가대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 전 코치는 1월 30일 상습상해 혐의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6월 4일에는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 2월에는 대표팀 남자 선수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의 출입이 금지된 여자 선수의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김건우와 그의 출입을 도운 김예진이 나란히 퇴촌 명령을 받았다.

한편 연맹은 대표팀의 퇴촌 조치와 별도로 7월 초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A선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 촌장은 “징계 기간 동안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대표팀의 훈련 지원 재개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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