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진흙탕 속도전…소비자 “품질 개선 먼저”

입력 2019-06-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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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U+ ‘5G 속도 1위 마케팅’…SKT·KT 정면 반박

KT “측정 결과 의도적 조작 의심”
SKT “위치·단말기 등 비교 한계”
LGU+ “5G 속도 공개 검증하자”


서울에서 자사의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LG유플러스의 광고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속도 측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LG유플러스가 다시 공개 측정을 제안하면서 역공에 나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26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유플러스 속도 측정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속도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조사한 결과 서울 주요지역에서 자사의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대리점에 배포하고 비슷한 내용의 광고까지 내는 공격적인 비교 마케팅을 펼쳤다.

KT는 간담회를 통해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속도 측정 단말로 ‘V50’만 사용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사용자가 더 많은 ‘갤럭시S10 5G’로 시험한 결과 오히려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가장 부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측정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5G 품질 측정 시 사용자의 위치, 측정 방법, 단말 종류, 주변 혼잡도 등 다양한 조건의 영향을 받는 만큼 객관적 품질 비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LG유플러스는 공개 검증 카드를 꺼냈다. LG유플러스는 27일 “속도 측정에 왜곡은 없었다”며 “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5G를 둘러싼 이동통신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자 커버리지를 확대해 품질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도 아직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망이 구축됐고 그나마 실내에선 사용하지 못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5G 시장에서 ‘탈꼴찌’를 넘어 ‘1등 달성’까지 선언한 LG유플러스가 가상현실(VR) 콘텐츠 품질에 이어 5G 속도까지 다소 무리한 비교마케팅을 벌여 경쟁사 간에 감정싸움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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