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새벽 “유부남이라 캐스팅…7kg 감량 초췌하죠?”

입력 2019-07-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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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송새벽은 주연으로 나서 10일 선보이는 영화 ‘진범’에 대해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을 채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화이브라더스코리아

■ 영화 ‘진범’ 10일 개봉…송새벽이 말하는 개인환경이 배역에 미치는 영향

“나도 여섯살 딸 둔 가장이라 쉽게 몰입
코믹연기 벗어나 새 캐릭터 갈증 크다”


“아마 제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감독님은 이 영화를 제안하지 않았을 거예요. 결혼해서 그런지 배역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배우가 처한 개인적인 환경은 작품이나 연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송새벽(39)도 이에 동의한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진범’(감독 고정욱·제작 곰픽쳐스)을 만족스럽게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여섯 살 딸을 둔 가장의 일상적 경험이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했다.

송새벽은 2013년 연극배우 하지혜와 결혼해 제주도에 정착한 뒤 안정감 덕분인지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더욱 깊어진 연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송새벽은 “처음 ‘진범’을 읽을 때 추리소설을 보는듯 가슴이 쿵쾅쿵쾅거렸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을 채우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진범’은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 남편(송새벽)과 용의자의 아내(유선)가 서로 다른 목적을 품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삶을 자포자기하려던 남편은 일말의 의심으로 집에서 일어난 잔혹한 살인 현장을 재연한다. 송새벽은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 도무지 받아들 수 없는 사건을 직접 파헤치는 과정에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인물의 피폐한 외모를 표현하려고 몸무게를 7kg 감량했다. “촬영장에서는 초췌한 내 모습을 반겼지만, 너무 혹사시킨 것 같은 제 몸에는 미안했다”는 그는 “식단을 조절할 땐 일부러 요리프로그램을 전부 챙겨보면서 대리만족으로 허기를 채웠다”고 밝혔다.

영화 ‘진범’에서의 송새벽.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송새벽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09년 ‘마더’를 시작으로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유명세를 얻은 뒤 줄곧 코믹한 역할을 맡아왔다. 관객도 그런 송새벽을 반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역할과 분위기를 소화해야 한다는 사실은 적잖은 부담과 고민을 안겼다.

“연극을 50여 편 정도 했는데 그땐 여러 가지 역할이었다. 상업영화에선 코믹한 역할을 주로 했다.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갈증이 생기더라. 어떤 측면에선 소모되는 기분도 느꼈고.”

그런 송새벽은 최근 2∼3년 사이 변화를 모색해왔다.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영화 ‘7년의 밤’을 거치면서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입체적인 인물도 소화했다. 초기와 비교해 배우로서 성숙한 역량도 돋보인다. 이번 ‘진범’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그는 또 다른 영화 ‘특송’ 촬영에도 한창이다.

분주한 연기활동 탓에 송새벽은 제주도 집을 비울 때가 잦다. 어린 딸이 눈에 밟히기 일쑤이지만 그럴 때면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통화를 한다. “영상통화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는지 모른다”며 웃는 그는 “제가 워낙 시골사람이라 그런지 제주도에서도 아무 것도 없는 산에서 몇 가구 모여 살고 있다”고 했다.

“누군들 그렇겠지만 아파트보다 산이 좋더라. 결혼 전에도 서울 삼각산 밑에서 살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주 가는 대학로 단골 식당이 있는데 주인 할머니께서 얼마 전에야 저를 보곤 ‘너 배우였냐’고 묻더라. 그냥 동네 총각인줄 알았다고. 하하! 드라마 출연의 힘인가 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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