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단독 선두 SK가 ‘승승장구’하는 또 다른 이유?

입력 2019-07-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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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빈틈없는 전력으로 선두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SK 와이번스는 시즌을 치르며 때때로 찾아오는 ‘행운’까지 적절히 겹친다.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에 대해 주어지는 선물과도 같다.

거듭된 연승행진으로 4일까지 SK의 승패마진은 +30이 됐다. 2위 두산 베어스를 6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5인 선발진에 막강한 필승조까지 갖춘 SK는 최근 ‘홈런 공장’의 위력까지 더해져 완벽한 투타 조화를 이뤘다. 개막 초반 장기적인 타격 부진을 마운드의 힘으로 견뎌냈고, 주전 선수들의 부상·부진에 따른 공백은 유연한 선수단 운용으로 채워내 이룬 결실이다. 그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은 “운도 따른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특히 SK는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18승1패라는 극강의 성적을 냈다. 접전 상황에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SK의 힘과 운이 적절히 어우러진 결과다. 또 연패 위기나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날 무렵에는 우천취소로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준비했다. SK가 큰 고비 없이 전반기를 달려온 배경 중 하나다.

‘행운’은 최상의 성적을 향한 노력의 땀방울에 날개를 달아준다. 공교롭게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팀을 만나 비교적 쉽게 승리를 챙기거나,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던 타자가 빗맞은 안타 하나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경우다. 수많은 선수들은 “평소에 쓰레기도 줍고 착한 일을 많이 해야 운도 따른다”고 입을 모으며 뜻밖의 행운을 기다린다.

선인선과(善因善果). 선한 일을 쌓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는 뜻이다. ‘선행’에 있어 리그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SK에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다. SK는 구단차원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에도 ‘기부 문화’가 공고히 자리 잡힌 덕분에 서로가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고 있다.

선수단을 대표하는 염 감독은 지난해 12월 독거노인과 보육원 아이들을 돕는데 남몰래 1억원을 기부했다. 구단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만큼 비밀리에 이뤄졌다. 이에 염 감독은 “야구인도 사회의 일원이고,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조용히 하려 했는데 알려져서 부끄럽다”고 멋쩍게 웃었다.

승리라는 결과에 매몰돼 ‘나’만을 챙기기에 급급해지기 쉬운 환경이지만, SK 선수들 역시 선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6월에는 문승원이 컴투스 프로야구 주간 최우수 선수를 수상하며 받은 상금을 구단 측에 기부해 희소 난치병 환아를 돕는 팀의 ‘2019 희망더하기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선발 투수 박종훈은 올 시즌 1이닝을 던질 때마다 10만원, 1승당 100만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환아들에게 치료비와 장학금을 주기 위해서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연봉의 10%를 기부하려는 개인적인 목표도 세워뒀다.

이외에도 한동민이 올 시즌 홈런 1개당 50만원의 후원금을 적립 중이다. 시즌을 마친 뒤 이를 지역 저소득층 환자들의 임플란트 수술비용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SK가 앞장서는 좋은 일에 팬들도 동참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스마일터치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해 게시글당 1000원씩의 적립금을 모으는 중이다. 색깔과 미소가 담긴 사진을 업로드하며 #스마일터치릴레이 #SK와이번스희망더하기 등의 관련 필수 해시태그를 첨부하는 방식으로 17일까지 진행된다. 이미 게시글 1000개를 가뿐히 돌파하며 뜨거운 성원을 얻고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선수, 팬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염 감독의 ‘행운’이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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