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발 데뷔전 노히트’ 한화 박윤철, 팔색조를 꿈꾼다

입력 2019-07-0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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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윤철.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좋은 소식보다 그 반대의 것이 더 많다. 지난해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암흑기를 청산했지만 올해 다시 꼴찌 추락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은 조금씩 움트고 있다. 대졸 신인 박윤철(23)도 그중 하나다.

박윤철은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 5이닝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1군 선발등판 경기였지만 5회까지 노히트로 LG 타선을 봉쇄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비록 팀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지만, 박수를 받기 충분한 호투였다.

5일 대전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지금처럼만 하면 앞으로도 기회를 줘야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올해부터 제대로 장착한 커브, 포크, 서클체인지업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한 감독은 “팔색조 같은 느낌이다. 구종 추가가 빠르게 완성됐다. 잘 던지고 기분 좋을 때 내려와서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5일 만난 박윤철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그는 “퀄리티스타트나 승리투수에 대한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연패 중인 팀 분위기를 꼭 바꾸고 싶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무실점, 특히 노히트를 기록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입을 열었다. 박윤철은 마운드를 내려간 시점까지도 노히트를 자각하지 못했다. 매 이닝 볼넷이나 실책이 겹쳐 주자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에서 선발로 무실점을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화는 박윤철이 내려간 직후인 6회 4실점하며 결국 3-4로 패했다. 그는 “강판 후 반대운동과 아이싱을 하고 덕아웃에 돌아오니 역전된 상황이었다. 내 승리가 날아갔다는 생각보다는 ‘한 점 차니까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쉽지만 누구도 탓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화 박윤철. 스포츠동아DB


다양한 변화구 승부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의 큰 장점이다. 그에 따르면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모두 고등학교 때부터 던져왔다. 하지만 연세대 재학 중 수술을 했고, 복귀한 대학 3학년 때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가 원활하지 않았다. 박윤철은 지명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 올 스프링캠프 들어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고, 송진우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라 2군에서 커브를 연마했다. 그리고 2군에 머물던 시절 정민태 투수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플리터를 구사했다. 두 지도자의 조언이 박윤철의 레퍼토리를 살찌운 것이다.

박윤철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제 막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갈 때 잠실구장 3루 응원석을 채운 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짜릿했다”고 덧붙였다. 박윤철이 그 환호성을 자주 듣는다면, 한화의 마운드가 한층 젊어지고 강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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