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스와 부상으로 눈물짓던 이다연, 생애 첫 다승 반열로

입력 2019-07-07 17: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다연. 사진제공|KLPGA

한때 ‘컷 탈락’을 수없이 반복했던 비운의 루키가 마침내 생애 첫 다승 반열로 올라섰다. 올 시즌 우승 경험이 있는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면서 자신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숨은 강자임을 당당하게 증명해냈다.

이다연(22·메디힐)이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파71·6070야드)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오픈(총상금 7억 원·우승상금 1억4000만 원)에서 10언더파 203타로 정상을 밟고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생애 첫 한 시즌 2승째를 앞세워 4승의 최혜진(20·롯데)과 2승의 조정민(25·문영그룹)이 양분하던 KLPGA 투어 판도를 흔들어놓았다.

주니어 시절 이정은6(23·대방건설), 이소영(22·롯데) 등과 함께 국가대표를 지냈던 이다연은 프로 데뷔 후 예기치 못한 입스(샷 실패를 향한 두려움이 낳는 불안증세)와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다. 가장 큰 시련이 닥친 때는 갓 데뷔한 2016년이었다. 입스로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그해 출전한 25개 대회 가운데 무려 14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9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수모도 안았다. 이듬해에는 개막을 앞두고 체력훈련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져 두 달 이상을 치료와 재활로 보내야했다.

어릴 적부터 기본기가 탄탄하기로 소문난 이다연은 계속된 역경들을 실력으로 헤쳐 나갔다. 2017년 10월 팬텀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지난해 E1 채리티 오픈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그리고 올해 6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다승자 타이틀을 안았다.

우승이 사실상 결정된 곳은 15번 홀(파4) 그린이었다. 전반 버디 3개와 파4 11~12번 홀 버디를 앞세워 9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던 이다연은 이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은 반면, 5언더파 2위 조정민은 어프로치샷 미스가 두 번이나 나오면서 보기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간, 앞 조에서 경기를 하던 4언더파 3위 최혜진 역시 파5 16번 홀에서 티샷 실수로 2타를 잃으면서 우승과 멀어졌다.

이어 16번 홀 버디로 우승 쐐기를 박은 이다연은 “한국여자오픈 이후 휴식을 취한 뒤 나온 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 정말 기쁘다. 이제 곧 하반기가 시작되는데 남은 레이스를 잘 마쳐서 대상 타이틀을 거머쥐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