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소민 “DJ·유튜버·예능에 체력전 사극영화까지…에너지? 펄펄 넘쳐요”

입력 2019-07-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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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영화와 라디오 DJ,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유튜브에도 도전한 연기자 정소민이 “모든 것에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사진제공|판씨네마

■ 데뷔 첫 사극영화 ‘기방도령’ 도전, 정소민

영화 속 당찬 캐릭터, 닮고 싶은 모습
진지한 편인데 코미디 영화는 3번째
매일 라디오DJ…연기와는 다른 매력
체구는 작지만 ‘깡’ 하나는 끝내줘요


“진지하고 단아해 보이지만 내심 할 말은 다 하잖아요. 조용하게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요. 제가 닮고 싶은 부분이에요.”

연기자 정소민(30)은 데뷔하고 9년 만에 처음 도전한 사극을 통해 조선시대 양반가의 인물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했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제작 브레인샤워)을 통해서다. 그동안 사극에서 익숙하게 봐 온, 시대에 순응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당찬 면모를 지닌 인물을 연기한 정소민은 “실제로 제가 지향하는 모습이 영화 속 캐릭터에 담겼다”며 반겼다.

‘기방도령’ 개봉을 앞둔 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소민은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나에게 어떤 울림을 주느냐에 따라 임하는 각오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해외 일정을 위해 비행기 안에서 읽은 ‘기방도령’의 시나리오는 그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물이 주는 울림”이었다.

영화 ‘기방도령’에서의 정소민. 사진제공|판씨네마


● 진지한 성격과 달리 잇단 코미디 영화 주연

제목에서부터 이야기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기방도령’은 ‘폐업’ 위기에 처한 조선의 기방 연풍각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코미디다. 기방에서 나고 자란 ‘꽃도령’ 허색(이준호)은 자신의 용모를 이용해 남자 기생이 되고, 여인들을 마음껏 사로잡는 와중에 양반가의 자제 해원(정소민)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기방도령’은 정소민에겐 세 번째 코미디 영화다. 2015년 강하늘, 김우빈과 영화 ‘스물’을 함께하면서 코미디를 경험하고 3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그는 2017년 ‘아빠는 딸’을 통해 또 한번 코미디를 맛봤다. 이광수와 함께한 KBS 2TV 드라마 ‘마음의 소리’도 코미디 장르다. 실제 성격은 진지한 편이지만 유독 웃기는 코미디와 인연이 잦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벽’이 금방 허물어져요. 이번 영화에서 줄곧 고나희(해원의 몸종 알순 역)와 붙어 지내잖아요. 영화 찍을 때 10살이던 나희가 지금 11살인데, 요즘 저와 가장 친한 ‘절친’이에요. 하하! 얼마 전에도 이태원에서 따로 만났어요. 말이 정말 잘 통해요.”

고나희처럼 예외도 있지만 정소민은 주로 또래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기방도령’의 상대역 이준호와는 동갑내기 친구다. 실력 좋은 상대를 만나면 질투를 느낄 수도 있을 텐데, 정소민은 “경쟁심보다 좋은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준호는 제가 지금껏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바쁜 사람이에요.(웃음) ‘스물’을 같이 찍을 때도 집에서 촬영장으로 온 적이 거의 없어요. 늘 해외 일정이 많아서 공항에서 곧장 오곤 했고, 이번에도 비슷했어요. 한 가지 일만 하는 것도 아닌데 늘 200%씩 능력을 발휘하면서 소홀하지 않아요. 본받고 싶은 모습이죠.”

현재 이준호는 군 복무 중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5월 입대했다. 때문에 ‘기방도령’을 알리는 책임은 정소민에 집중돼 있다. ‘소멸될 듯’ 가녀린 체구로 가능할까 싶지만 에너지가 넘친다. 남들은 사극 한 편 찍으면 체력적인 한계를 호소하지만 그는 “지금 다시 사극을 시작하라고 하면, 바로 임하고 싶을 만큼 사극에 푹 빠졌다”고 했다.

연기자 정소민. 사진제공|판씨네마


● 라디오 진행부터 유튜브, 예능 도전까지

정소민은 매일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SBS 파워 FM ‘정소민의 영스트리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해 8개월째 DJ로 살아가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할 때도 있어 연기자가 라디오 DJ를 맡으려면 상당한 각오나 애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데뷔 초 신인 때 라디오 부스에 들어가 느꼈던 편안한 느낌이 오랫동안 남았어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생활은 고등학교 이후론 처음인데 신기하게도 묘한 안정감이 생겨요. 드라마 찍을 땐 촬영장만 바쁘게 오가지만 끝나면 사실 ‘백수’가 되잖아요. 그럴 때 출퇴근하는 일상이 주는 안정감이랄까. 사연 보내는 분들과 매일 소통하면서 힘을 얻기도 하고요.”

좀 더 들여다보면 정소민은 ‘공사다망한’ 연기자다. 꾸준한 연기 활동과 라디오 진행으로 바쁜 와중에 SBS가 방송을 앞둔 새 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에도 합류했다. 숲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환경을 마련해 함께 대화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으로, 이승기·이서진과 호흡을 맞춘다. 평소 “휴대전화를 보거나 게임만 하지 않는, 자연과 함께 지내는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자신의 지향과 프로그램의 성격이 맞아 출연을 결정했다.

유튜브도 한다. 직접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올리는 방식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어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웃음) 유튜브는 팬들이 원하기도 했고, 또 제가 영상 촬영을 워낙 좋아해요. 너무 많이 찍어서 정리가 안 될 정도거든요. 처음엔 8살 된 강아지를 주로 찍으면서 시작했어요. 촬영도, 편집도 실력은 부족하지만 하면서 배워간다는 마음이에요. 앞으로 나아질 거예요.”


● 정소민

▲ 1989년 3월16일생
▲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수석입학, 휴학
▲ 2010년 SBS 드라마 ‘나쁜 남자’로 데뷔
▲ 2014년 KBS 2TV ‘빅맨’, 영화 ‘스물’
▲ 2016년 영화 ‘아빠는 딸’
▲ 2017년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영화 ‘골든슬럼버’
▲ 2018년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등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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