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거부한다…골프 이단아들의 이색 조우

입력 2019-07-10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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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드라이버 스윙으로 나란히 화제를 모은 매튜 울프(왼쪽)와 최호성이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TPC 디어 런에서 만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캡쳐 | PGA 투어 홈페이지

골프에는 정도(正道)가 없다지만 프로로서 이름을 날리는 선수들은 대개 안정적이면서도 일정한 스윙 리듬을 갖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축적된 공통의 노하우와 지도법이 세대를 거쳐 계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도를 정면에서 반하는 이들이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주인공은 최호성(46)과 매튜 울프(20·미국)다. 일명 ‘낚시꾼 스윙’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최호성과 독특한 드라이버샷 동작을 앞세워 데뷔 한 달도 되지 않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울프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TPC 디어 런(파71·7257야드)에서 개막하는 존 디어 클래식(총상금 640만 달러·약 75억6000만 원)에서 마주한다. ‘스윙 이단아’들의 이색 조우다.

2004년 프로로 데뷔한 ‘노장’ 최호성은 최근 1년 사이 ‘180도’ 달라진 골프 인생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드라이버 피니시 동작에서 마치 낚시꾼처럼 몸을 비틀며 클럽을 낚아채듯 들어올리는 장면이 전 세계 골프 사이트로 퍼져나가면서 유명세를 탔다. 또한 지난해 11월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거두며 각국 골프 관계자들로부터 각종 러브콜을 받았다.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초청을 받아 생애 첫 PGA 투어 정규대회를 경험했던 최호성은 이번 존 디어 클래식에서도 초청선수 자격으로 필드를 밟는다.

이번 출전은 자신과 비슷한 면을 지닌 울프와의 만남으로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약관의 신예인 울프는 8일 끝난 3M 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프로로 전향해 거둔 초스피드 정상 등극. 그런데 우승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독특한 드라이버샷 동작이었다. 오른쪽 무릎을 왼쪽으로 밀어 넣은 뒤 다시 왼쪽 무릎을 한 번 튕기는 특이한 자세는 곧장 최호성의 낚시꾼 스윙과 비교되며 화제를 모았다.

독특한 드라이버 스윙으로 나란히 화제를 모은 매튜 울프(왼쪽)와 최호성이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TPC 디어 런에서 만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캡쳐 | PGA 투어 홈페이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TPC 디어 런 현장은 이미 둘의 만남을 놓고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PGA 투어 경력이라고는 초청선수 출전 한 번뿐인 최호성이 공식 기자회견을 소화할 정도다. 또한 최호성과 울프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만나 어깨동무를 하며 선전을 다짐하는 장면까지 PGA 투어에서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다시금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최호성은 10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매튜가 바로 내 뒷 타석에서 연습을 했다. 모습을 지켜봤는데 스윙 리듬이 정말 놀라왔다. 스윙 자체가 힘을 지니고 있어서인지 공이 정말 멀리 가더라. 매튜의 스윙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를 치켜세웠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컷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최호성은 이어 “당시 대회 이후 연습을 많이 했지만 골프는 마치 계절과도 갔다. 항상 변하고 달라진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는 컷을 통과해 골프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물하고 싶다”며 선전을 예고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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