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영의 유쾌한 반란…김수지-우하람의 당찬 도전이 가져온 선물

입력 2019-07-1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수지가 13일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 다이빙에서 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한국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새 역사를 썼다. 사진은 동메달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수지. 사진제공|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이 열린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푸른 수영복의 앳된 선수가 긴장한 표정으로 보드에 섰다. 힘차게 도약해 트위스트 동작을 연기한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가 입수하자 관중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5차 시기 47.30점은 기대보다 다소 낮은 점수였지만 1~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3위에 올랐다. 천이원(중국)이 285.45점으로 금메달, 사라 베이컨(미국·262.00점)이 은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김수지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시상대에서 예쁜 미소를 지은 김수지와 함께 대한민국 수영도 활짝 웃었다. 이는 한국 다이빙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자 수영 전 종목을 통틀어도 경영 박태환 이후 8년 만에 탄생한 세계선수권 메달이다. 박태환은 2007년 대회에서 자유형 400m 우승과 함께 200m 동메달을 땄고, 2011년 대회에서 다시 자유형 400m 정상에 섰다.

1차 시기 한 바퀴 반을 돌아 입수하는 깔끔한 연기로 55.20점(3위)을 얻은 김수지는 2차 시기 57.20점을 쌓아 2위에 올랐다. 3차 시기 뒤로 서 한 바퀴 반을 돌아 48.30점을 얻은 뒤 4차 시기까지 2위를 유지했다.

5차 시기가 다소 아쉬웠다. 베이컨이 55.90점을 얻어 김수지를 넘어섰다. 그러나 4위로 그녀를 추격한 캐서린 토랜스(영국·255.40점)에게는 순위를 내주지 않았다. 전날(12일) 예선에서 238.95점을 쌓아 8위로 결승에 오른 김수지는 마지막에 더 강해졌다.

이전 대회까지 한국 다이빙의 세계선수권 개인 최고기록은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세운 7위였으나 김수지가 당당히 새 역사를 썼다. 2009년 남자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 결승에서 권경민-조관훈이 6위까지 오른 것이 역대 한국 다이빙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사실 김수지의 메달 획득을 기대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시절인 2012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준비된’ 선수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나선 생애 첫 올림픽 여자 10m 플랫폼 예선에서 215.75점, 26명 중 꼴찌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이때의 경험이 김수지를 성장시켰다.

세계선수권 첫 출전은 2015년 러시아 카잔대회였다. 결승에 올라 8위로 마무리했다. 이듬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는 선발전에서 탈락했으나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12위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수확했다.

“마지막 연기를 끝내고 점수를 확인했다. 내 연기에 집중해야 했다”던 그녀는 “믿기 힘든 순간이다. 남은 대회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수지에게 자극을 받은 남자 다이빙도 선전하고 있다. 14일 남자 1m 스프링보드에 나선 우하람은 1~6차 시기 합계 406.15점으로 4위로 마쳤다. 4차 시기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3위 펑진펑(중국 ·415.00점)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그럼에도 값진 성과다. 이 종목 역대 최고 순위다.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1위로 예선 탈락한 그는 2015년 카잔에서 9위에 이어 4년 뒤 빛을 쏘아 올렸다. 우하람은 “꾸준히 국제대회를 뛰며 노하우가 축적됐다. 많은 걸 보고 배우며 자랐다”고 했다.

김수지와 우하람은 15일 각각 조은비(인천광역시청), 김영남(국민체육진흥공단)과 콤비를 이뤄 여자 3m 스프링보드, 남자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서 2020도쿄올림픽 티켓에 도전한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