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공인구 앞에서 엇갈린 두산&키움

입력 2019-07-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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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화수분과 히어로 화수분이 전반기 막판 2위를 걸고 다투고 있다. 김태형 감독(왼쪽)이 이끄는 2위 두산과 장정석 감독의 3위 키움은 15일까지 1.5경기차로 맞서고 있다. 전반기 남은 세 경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판이한 공인구 대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양 팀의 진검승부는 시즌 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드립니다. 15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이경호 차장,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이경호(이하 이):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은 SK 와이번스였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전력이 가장 강한 팀은 두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중반부터 1위 싸움에서 뒤처지더니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두산은 리그에서 대표적인 롱볼의 팀인데 공인구 변화에 따른 홈런 숫자와 장타력 감소가 눈에 띕니다. 반면 키움은 박병호가 라인업에 없는 상태에서 오히려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다영(이하 서): 올해 두산의 팀 홈런이 56개입니다. 리그 8위인데요, 공동 9위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보다 단 2개가 많습니다. 지난해 191개로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4위를 기록한 팀이었는데….


● 시작된 두산 vs 키움의 2위 싸움


강산(이하 강):
역시 공격 경쟁력 저하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김태형 감독도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했습니다. 김재환 등 홈런 타자들이 새 공인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정재우(이하 정):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육상부로 불렸던 팀이에요. 홈런이 아니면 다른 무기라도 들고 나와야 하는데요. 팀 도루도 55개로 8위네요.


서: 병살타는 8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아요.


강: 지금 타선에서 제대로 뛰는 야구가 가능한 것은 정수빈이 유일하네요.


장은상(이하 장):
김재환은 지난해 전반기에 28개를 쳤는데, 올해는 13개를 기록 중입니다. 모든 타자들의 홈런이 급감하고 있지만 잠실이 홈인 4번타자라서 더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이: 사실 모든 팀들이 새 공인구가 이정도로 영향을 크게 미칠 줄은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두산은 워낙 라인업이 좋았기 때문에 대처가 늦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정: KBO리그가 지난 몇 해 홈런의 시대를 보내면서 두산도 장타에 치중했는데, 공인구가 바뀌면서 낭패를 보는 느낌도 강합니다.


● 새 공인구 장벽에 부딪힌 두산의 롱볼


이: 김태형 감독 색깔도 굉장히 공격적이었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웨이팅 사인도 잘 내지 않고. 그러한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 갑자기 환경이 바뀌었어요.


강:
공인구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지금처럼 무너질 것으로는 생각 못 했던 거죠. 김태형 감독의 분석은 “지난해만큼의 기록이 안 나오다 보니 타자들이 조급해진다”는 것입니다.


장:
양면성이 있죠. 믿음의 야구가 사실 결과가 좋으면 나올 수 있는 말인데,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작전이 없는 코칭스태프가 되는 거니까요.


정: 예전의 두산은 끈질김이 팀 컬러 중 하나였어요. 한 명 한 명이 강했고, 팀 전체가 끈적끈적한 느낌이었죠. 지금은 그 부분이 많이 약해졌어요. 다른 팀들 입장에선 상대하기가 한층 수월해졌고요.


강: 타선이 좌투수 상대로 극도로 부진해요. 좌완 선발투수 나왔을 때는 9승18패고, 좌투수 상대 타율은 꼴찌(0.236)입니다. 좌투수 상대로 쳐낸 홈런이 올 시즌 통틀어 6개가 전부예요.

최익래(이하 최): 두산의 경기당 도루시도는 0.81개로 9위입니다. 희생번트는 22개로 두 번째로 적고요. 수치로만 보면 작전과 가장 거리가 먼 팀인 것 같습니다.


이: 롱볼로 큰 성공을 이어온 팀이 ‘안 되겠다. 오늘부터 스몰볼 하자’ 이게 쉽지 않죠.


장:
지난해 두산은 지고 있어도 앞선 팀이 두려워하는 팀이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그런 맛은 사라졌다고 보는 게 맞는 듯하네요.

이: 마운드도 달라졌죠. 선발이 꾸준히 리그 최강이었는데 올해는 상위권 수준이에요. 세스 후랭코프의 부상과 부진이 컸죠.

두산 후랭코프. 스포츠동아DB


● 두산의 선두권 이탈 시작은 후랭코프 부진


정: 두산의 부진이 공교롭게도 후랭코프가 어깨 부상으로 빠지면서 시작됐어요. 5월 19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이 리그에서 유일하게 2점대였어요. 그러나 후랭코프가 이탈하면서 그 뒤로 쭉 미끄러졌어요.


강: 후랭코프는 2차례 정도 기회가 남았다고 봅니다.


이: 2차례 기회요? 연봉 상한제로 교체가 쉽지 않을 텐데요. 7월은 50만 달러, 8월은 40만 달러가 상한선이죠.


강: 교체할 만한 외국인선수 풀이 넓진 않은데, 지금처럼 3~4이닝 던지고 말 거면 칼을 빼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프런트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면 어려운 선택이겠어요. 필요하다면 바꿔야겠죠. 후랭코프로 시작된 마운드 균열이 팀 순위 하락을 불러왔고 불펜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타력 저하도 도드라지고 있고요.

키움 샌즈. 스포츠동아DB


● 박병호 없이 2위권까지 올라간 키움의 경쟁력


이: 키움 역시 4번 박병호의 홈런생산능력이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더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올리고 있어요.


장: 두산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죠.


최: 많은 감독들이 “키움이 오히려 SK나 두산보다 상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장타를 뻥뻥 치는 팀이 기동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상대 덕아웃 입장에서는 까다롭죠.


장: 일단 박병호의 공백은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가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거의 140타점 페이스니까 이대로 가면 타점왕이 유력하죠.


이: 샌즈는 참 영리하더군요. 시즌 초 공인구 변화에 맞춰 콤팩트한 스윙으로 타율을 끌어올리더군요. 점점 적응하면서 홈런을 늘려가고 있고요.


최: ‘키벤져스’의 헐크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네요.


강:
새 얼굴들이 연이어 등장했던 2016시즌 모습에 슈퍼스타 몇 명이 버티고 있으니 빈틈이 없네요.

이: 장정석 감독은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더군요. 불펜 투수 3연전 휴식에 포수 2명 동시 기용도 그렇고. 굉장히 파격적인데 별것 아닌듯 물 흐르듯.

키움 김하성(왼쪽)-조상우. 스포츠동아DB


● 파격적인 시도를 물 흐르듯…키움의 유연함


정: 장 감독의 팀 운영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성격적으로 대범한 구석도 보여요. 누가 시켰든 본인이 결정했든 이게 대가 인내심이 필요한데 말이죠. 지난 시즌에도 주축 선수들이 스캔들과 부상으로 전반기 한때 죄다 사라진 적이 있죠? 그런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 이젠 저력으로 자리 잡은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누구의 팀이 아닌 히어로의 집합체라고 할까?


서: 김하성, 김혜성, 송성문 등 내야수들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도 팀 운용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최: 그중 김하성이 공격과 수비 모두 만개하며 내야 리더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습니다.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강정호로 이어지는 명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릴 자격을 입증하고 있어요.


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네요. 간판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여러 색깔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팀이 됐네요.


장: 전담 포수제도 강점이 많아요. 이지영, 박동원 두 포수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는 부분이 팀에는 큰 도움이라 봐요. 체력과 멘탈 모두요.


강: 후반기에 돌아오는 전력도 좋네요. 조상우가 옵니다. 안우진도 다시 선발진에 합류할 예정이고요.


장:
지금 오주원을 봐서는 조상우도 경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 이젠 화수분이라는 타이틀은 두산보다 키움 쪽에 어울리는 느낌이 드네요.


이: 조상우까지 시즌 초 구위를 보여준다면 단기전에서 이 팀을 상대하기 더 어려워지겠어요. 2위 경쟁 두산과 키움 중 어떤 팀이 더 유리해 보이나요? 후랭코프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 조쉬 린드블럼 혼자만으로는 2위 경쟁을 이겨내기가 쉽진 않죠.


강: 현재 분위기만 보면 키움 쪽으로 기우는 게 사실입니다. 6월 이후 양 팀의 그래프가 크게 차이가 나죠.


● 키움의 새로운 화수분 야구


정: 두산은 공격의 밀도를 높이는 게 더 필요해 보입니다. 이게 안 되면 2위도 힘들 듯해요.


장:
저는 두산이 그래도 아직은 우위에 있다고 봐요. 최근 줄곧 정규리그에서 좋은 활약한 이 팀의 후반기 수성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우승 경험이 있는 장원준, 김강률이 후반기 돌아오기도 하니 불펜의 공세도 기대해봐야죠.


이: 김태형 감독도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역량이 있죠. 두산은 항상 어려울 때 저력을 보여줬던 팀이에요. 그런 부분은 끝가지 기대합니다.


강: 두산은 타격이 관건입니다. 특히 좌투수 공략 효율을 높이지 않으면 이대로는 쉽지 않아요.


정: 단순하게 보면 투타의 조화가 필요한 게 야구인데, 키움은 그 조화가 보여요.


이: 키움이 여러 부분에서 큰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네요. 후반기 1위 추격도 가능할까요?


장: 1위까지는 힘들지 않을까요? 팀이 1위에 욕심내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랬다면 누구처럼 에릭 요키시를 기다리지 못했겠죠.


서: 키움은 역전승도 24차례로 리그 정상급 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강팀의 느낌을 줘요.


이: 1위 추격까지는 힘겨운 상황이지만 박병호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조상우가 불펜에 힘을 보태면 또 모를 것 같아요.


최: 1위를 하지 못해도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면 SK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서: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움이 굉장히 불리했는데 명승부를 펼쳤고 SK는 간신히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죠.


최: 원조 화수분에 도전하는 히어로즈 화수분. 그래서 키움의 시즌 최종 순위가 더 궁금해집니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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