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또 못한 유승안 감독, “하늘이 정한 건데…”

입력 2019-07-2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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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야구단 유승안 감독. 창원 | 최익래 기자

“허허, 하늘이 정한 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팬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는 허락되지 않았다. 궂은 날씨로 인한 쓸쓸한 퇴장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63)은 20일 오전,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퓨처스 올스타전은 결국 강한 비로 취소됐다. 같은 날 오후 열릴 예정인 1군 올스타전은 21일로 하루 미뤄졌지만, 퓨처스 올스타전은 취소다. 19일 예정이던 경기를 하루 미뤘음에도 날씨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북부리그 코치 자격으로 참가한 유승안 감독이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도 무산됐다. 이번이 두 번째다.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 경기였던 10일 서산 한화 이글스전 역시 집중호우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결국 유 감독과 경찰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멋진 인사를 팬들에게 건네지 못한 채 모든 공식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취소 결정 후 만난 유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아쉽긴 하지만 하늘이 정한 건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30일 해단식이 있고, 8월 12일에 선수들이 전역한다. 그럼 내 역할은 정말 끝이다. 그때까지는 선수들을 위해 훈련을 이끌 것이다. 결국 프로로 돌아가 다시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감독은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루할 틈 없이 매일을 보내다보니 11년이 지났다. 금방, 훌쩍, 어느새 지난 11년이다”라고 회고했다.

경찰 야구단에서 숱한 선수들을 리그 정상급으로 키워냈던 유 감독이기에 팬들의 여론도 반갑다. 해설위원에 대한 얘기부터 현장 복귀 계획을 털어놓은 그를 향한 격려의 목소리가 많다. 유 감독은 “그런 평가가 있다면 진심으로 감사할 뿐이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 알아주셔도 충분히 영광”이라고 손사래쳤다.

유 감독은 쓸쓸한 발걸음을 돌리며 “창원에 있는 둘째(NC 다이노스 유원상) 얼굴이나 보고 가야겠다”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 ‘잠시간 푹 쉬라’는 덕담을 건넸다.

“매년 겨울이면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좋은 관광지라고 들었는데 훈련 탓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면 여름 제주도 구경은 한 번 가고 싶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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