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사이영 레이스, ‘11승’ 류현진이 ‘IL’ 슈어저 앞지른다

입력 2019-07-21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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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레이스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걸까. 시즌 내내 꾸준한 류현진(32·LA 다저스)이 부상에 시달리는 맥스 슈어저(35·워싱턴)를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 선발등판,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들쑥날쑥했던 스트라이크존에 제구난까지 더해지며 ‘제구 장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4사구 4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발군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불펜은 2이닝 무실점으로 류현진의 11승(2패)째를 지켜냈다. 여전히 평균자책점은 ML에서 유일한 1점대(1.76)로 선두이며, 다승 부문에서도 12승의 선두 그룹을 바짝 쫓았다. 시즌 초 사타구니 부상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걸렀던 탓에 불리했던 이닝 소화에서도 123이닝으로 내셔널리그 7위까지 올랐다.

그 사이 류현진의 사이영 레이스 라이벌 0순위로 꼽히던 슈어저는 개점휴업 중이다. 등 부상으로 15일 열흘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됐다. 11일부터 소급적용으로, 원칙적으로는 21일 애틀랜타전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워싱턴은 슈어저의 로테이션을 한 번 더 거르기로 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슈어저는 캐치볼 중에도 통증을 느끼고 있다. 등 쪽 관절을 감싸는 얇은 막주머니인 점액낭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이다. 주사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 불펜 피칭조차 소화하지 못해 7월내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슈어저가 등판을 거르는 사이 류현진은 2경기에서 14이닝 3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찬란한 5월’을 보냈던 류현진이 ‘무서운 6월’을 보낸 슈어져를 따돌리고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다시 우위에 섰다. 이닝과 탈삼진을 중시하는 톰 탱고 모델에서 류현진은 줄곧 슈어저에게 근소하게 뒤졌다. 하지만 20일 승리를 계기로 59.7점까지 획득, 슈어저(58.8점)를 제쳤다. 이보다 계산식이 다소 복잡한 빌 제임스 모델에서는 128.7점으로 슈어저(97.9점)에 넉넉히 앞서있다. 빌 제임스 모델에서 류현진의 경쟁자는 슈어저가 아닌 저스틴 벌랜더(휴스턴·121.4점)다. 두 모델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르고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한 사례는 없다.

KBO리그 시절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매 경기 묵묵히 투구에 전념하던 모습은 류현진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러한 꾸준함은 몸 상태와 자신감 모두 본 궤도에 오른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후반기 첫 번째(보스턴전 7이닝 2실점) 등판에 이은 마이애미전 쾌승은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류현진의 사이영 레이스는 시즌 3분의 2 지점이 가까워오는 지금도 순조롭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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