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생충’ 버틴 끝에 천만 돌파, 최초·최고 가져간 新역사

입력 2019-07-22 08:4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종합] ‘기생충’ 버틴 끝에 천만 돌파, 최초·최고 가져간 新역사

영화 ‘기생충’이 개봉 53일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 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 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표 자본주의 시리즈의 정점이라 할 만큼 노골적으로 빈부격차의 민낯을 그리며 사유할 거리를 준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대중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편견을 깨고 작품성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관객에 따라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영 초반 일어난 해석 열풍과 N차 관람 풍토가 사그라지면서 흥행 상승세가 주춤했었다. 이에 일부는 ‘기생충’ 천만 관객 돌파를 놓고 일일 관객수 1만여 명대로 이룬 ‘억지 기록 제조’ ‘상영관 버티기’ 등 비판을 하기도 한다.


◆ 한국 영화 100년+황금종려상 최초 수상 ‘겹경사’

봉준호 감독은 지난 5월 25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영화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와 처음 만났다. 이후 옴니버스 영화 '도쿄!'(2008년)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데 이어 김혜자, 원빈 주연의 영화 '마더'(2009)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다시 초대됐다. 2017년에는 영화 '옥자'로 처음 경쟁부문에 올랐고, 2년 만인 올해 영화 '기생충'으로 연이어 재회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봉준호 감독은 당시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칸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 ‘쌍천만’ 봉준호 감독, 전 세계 흥행-수상 청신호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괴물’(2006년, 1091만 명)에 이어 쌍천만 감독이 됐다. 또 영화 '설국열차'(2013)가 935만 명 그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

특히 ‘기생충’은 전 세계 202개국에 판매되면서 역대 한국영화 최다 판매 신기록을 수립, 개봉국마다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5일 개봉해 역대 프랑스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베트남에서는 6월 21일 개봉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개봉 11일 만에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 1위를 달성했고 인도네시아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역대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올랐고 러시아에서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이름을 남겼다.

또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시드니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까지 연달아 거머쥐었다.


◆ 봉테일이 쏘아올린 명장면-명대사

기택 역의 송강호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기우 역의 최우식 역시 “계획이 다 있었다” “실전은 기세다”, 근세 역의 박명훈은 “리스펙” 등 문구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유행어를 배출해냈다. 또 ‘기생충’이 대세라는 증거는 각종 패러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BS2 ‘개그콘서트’는 코너 ‘귀생충’을 신설했고, 배우 이정은이 분한 가정부 문광의 이른바 ‘인터폰 장면’을 모사하는 방송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전원백수 가족 기택(송강호)네가 마시는 맥주가 조촐한 발포주에서 수입맥주로 바뀌는 설정, 계단과 냄새를 통해 빈부격차를 은유한 연출 등을 통해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함 일명 봉테일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 만개한 최우식, 이정은의 상승세, 박명훈을 발견

‘기생충’ 흥행에는 봉준호 감독의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전개와 연출력 그리고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조합이 있었다. ‘기생충’으로 총 4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한 송강호를 중심으로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장혜진 등이 촘촘하게 제 역할을 해냈다.

그 중 최우식은 ‘부산행’에 이어 ‘기생충’을 통해 두 번째 천만 영화를 만났다. 영화 개봉 전 얻은 ‘최분량’이라는 별명이 영화 개봉 후에는 ‘최만개’로 바뀔 정도로 존재감을 나타냈다. 덕분에 영화 출연 제안이 잇따르며 주가상승을 이뤘다. '멍뭉이'(김주환 감독), '경관의 피'(이규만 감독)에 이어 '원더랜드'(김태용 감독)까지 차기작 출연을 결정해 기세에 불을 당길 예정이다.


또 배우 이정은에게는 로또 당첨 번호를 물어봐도 될 정도다. 얼추 골라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조연상을 안겨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그리고 영화 ‘미쓰백’ ‘미성년’ 그리고 ‘기생충’까지 이정은은 ‘기생충’의 장르를 바꿔버리는 존재감으로 대세의 정점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배우 박명훈을 빼놓을 수 없다. 2001년께부터 뮤지컬, 연극 무대 그리고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한 박명훈은 ‘기생충’을 통해 첫 상업영화에 도전했고, 그 작품이 무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국내에서 천만 관객까지 동원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존재를 감출수록 영화의 스릴감을 높이는 봉준호 감독의 히든카드로 맹활약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