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함께한 SK 로맥의 특별한 손님

입력 2019-07-22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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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과 일본인 팬 와타나베 나오야 씨(오른쪽)가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꿈에 그리던 화려한 무대를 직접 응원해주고 싶었어요.”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4)은 특별한 손님과 함께 생애 첫 ‘별들의 축제’를 빛냈다. 일본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일본인 팬 와타나베 나오야(23)씨가 로맥과 영예로운 순간을 공유했다.

와타나베 나오야씨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올스타전을 관람하기 위해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왔다. 로맥이 팬·선수단 투표 합산 전체 1위로 올스타전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단번에 창원행을 결정지었다. 로맥이 ‘미스터 올스타’ 수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친 한편 홈런 레이스에 참가해 특유의 장타력을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던 까닭이다.

이에 그는 SK 홍보팀을 통해 올스타전 티켓을 구입했다. 당초 20일 예정된 올스타전 본경기를 보고 21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전체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는 수고도 감수했다. “로맥이 꿈꾸던 화려한 무대를 직접 응원해주고 싶어 올스타전에 오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렬한 지지와 함께 로맥의 성공기를 지켜봐왔다. 2016년 로맥이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 입단하면서부터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로맥은 1군에서 타율 0.113(70타수 8안타)에 2타점을 남기는 데 그쳤을 만큼 존재감이 적었다. 거듭된 부진에 2군 생활이 길어졌음에도 성실히 훈련에 임하던 로맥에게서 애정 어린 마음을 거둘 수 없었다.

2017년 대니 워스의 교체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로맥을 따라 와타나베 나오야씨의 시선도 KBO리그로 옮겨졌다. 이적 첫해 타격 부진과 씨름했던 로맥은 팀의 믿음에 부응해 2018년 기량을 대폭발 시키고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얻었다. SK와 함께하는 세 번째 시즌인 올해 역시 전반기에만 21홈런(리그 2위)을 터트리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해 ‘명품 외인’으로 자리매김한 로맥은 이제 SK의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의 팬인 일본인 와타나베 나오야 씨가 로맥의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와타나베 나오야씨의 팬심도 날로 깊어졌다. 2017년부터 SK의 경기 결과와 로맥의 활약을 꾸준히 확인하고 있는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스프링캠프지도 방문했다. 3월에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아 SK의 시즌 개막 2연전을 모두 관람했다. 특히 요코하마 시절 로맥의 유니폼은 물론이고 캐나다대표팀, SK 유니폼까지 로맥과 관련된 다양한 유니폼을 소장하고 있을 만큼 애정이 대단하다.

이에 SK도 선물을 준비했다. 21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덕 아웃에서 로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로맥도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맥아더 장군으로 변신하는 재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확실한 팬 서비스를 했다. 이에 올해 신설된 ‘베스트 퍼포먼스상’까지 쓸어 담아 2관왕의 영광을 누렸다.

와타나베 나오야씨는 “KBO 역사에 로맥의 이름이 남는 모습을 현장에서 응원하고 눈에 직접 담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이번 올스타전이 “야구 인생에 있어 매우 뜻깊었던 순간 중 하나”였다는 로맥은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새로운 추억 하나를 더 보탰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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