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이어 200m까지 평정했지만…환영받지 못하는 쑨양

입력 2019-07-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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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이 2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으나 경쟁자들의 진심 어린 축하는 이번에도 받지 못했다. 사진제공|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쑨양(중국)이 개인 통산 11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쑨양은 23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가 가장 먼저(1분44초69) 도착했으나 부정출발로 실격(DSQ)됐고 행운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21일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44를 기록, 이 종목 최초 4연패를 달성한 쑨양은 이로써 대회 2관왕에 등극했고, 2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2007년 호주 멜버른부터 광주까지 7회 연속 세계선수권에 참여한 그는 멜버른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무대에서 꾸준히 메달을 수확했고 금11·은2·동3개를 땄다. 쑨양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m 예선을 2위(1분46초22)로 통과한 쑨양은 준결선도 2위(1분45초31)로 끊었으나 결선에서는 좀 더 페이스가 좋았다.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1분44초39)은 넘지 못했으나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이날 오전 자유형 800m 예선에 나선 여파가 우려됐으나 성적에 따라 배정된 5번 레인에 나선 쑨양은 과감하게 물살을 갈랐다. 0.73에 스타트를 뗀 그는 50m 8위, 100m까지 6위에 머물다 반환점을 돌며 속도를 붙여 1위(1분18초33)로 150m를 끝냈다. 운명은 마지막에 갈렸다. 간발의 차로 2위에 들어왔으나 랍시스의 실격으로 1위가 됐다.

그러나 논란만 더 커졌다. 쑨양은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2014년부터 불거진 금지약물 논란 탓이다. 미국·호주 등 서방세계는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한다. 리우올림픽 당시 “금지약물 선수와 인사할 수 없다”며 쑨양을 저격한 맥 호튼(호주)과의 악연도 계속됐다. 호튼은 이번 대회 400m에서 쑨양에 이은 2위로 골인했으나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하고 기념촬영도 피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호튼을 지지한 반면,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FINA는 호튼에게 경고서한을 보내 비웃음만 샀다. 200m 우승 후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면서 기뻐하는 쑨양에게 대부분이 축하 인사를 건네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시상식에서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2위(1분45초22) 카츠히로 마츠모토(일본), 공동 3위(1분45초63) 마르틴 말류틴(러시아)은 함께 기념촬영을 했으나 또 다른 공동 3위 스콧 던컨(영국)은 시상대와 촬영을 전부 거부해 호튼과 같은 길을 걸었다. 관중도 나뉘었다. 오성홍기를 흔들고 “짜요(힘내라)”를 외치며 쑨양을 응원한 중국 팬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휘파람과 야유를 보냈다.

한편 쑨양은 24일 오후 자유형 800m에서 세계선수권 3관왕을 노린다.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관왕(400·800·1500m)에 오른 뒤 6년 만의 재도전이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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