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욱 기자의 머니게임] 신한금융, 리딩뱅크 수성 ‘비은행의 힘’

입력 2019-07-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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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사의 2019년 상반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이 1위를 지켰다. 사진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제공|신한금융

■ 비은행 실적이 가른 금융지주사 상반기 실적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
하나도 비은행 우세로 3위 탈환
하반기 인수·합병 경쟁 거세질듯


2019년 상반기 5대 금융지주 실적에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주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신한금융은 업계 ‘리딩뱅크’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고, 하나금융은 3위에 다시 올랐다.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이 상반기 전년 대비 6.6% 늘어난 1조914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 감소해 1조8368억 원에 머문 KB금융에 776억 원 앞섰다. 두 은행의 경쟁은 비은행 부문 실적에서 결과가 정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 부문 실적에서는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30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신한은행은 1조2818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 2월과 5월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각각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위 경쟁 역시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1분기에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해 우리금융에게 3위를 내준 하나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2045억 원을 기록해 1조1790 억 원인 우리금융을 255억 원 앞섰다.

두 은행도 역시 은행 부문 실적에서는 우리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1523억 원으로 1조338억 원인 하나은행보다 앞섰다. 하지만 1월 금융지주로 출범한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등을 거느린 하나금융에 비해 비은행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면서 결국 3위에서 밀려났다.

이렇듯 비은행 부문의 영업성적이 업계 순위를 정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 금융지주의 적극적인 비은행 인수·합병(M&A)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4월 동양자산운용, ABL자산운용의 지분을 인수해 24일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고 25일에는 국제자산신탁과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도 마쳤다. KB금융은 취약점으로 꼽히는 생명보험사 인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 격차가 776억 원, 3위 권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실적 격차가 255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희망퇴직 비용,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과 비은행 인수·합병(M&A) 여부에 따라 순위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한편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NH농협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9971억 원을 달성, 전년(8295억 원) 대비 20.2% 증가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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