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계십니까? 삼성 우규민은 아직 건재합니다

입력 2019-07-30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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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츠코리아

2019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큰 수확은 필승계투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무릎 수술로 이탈한 이승현의 공백이 아쉽지만 3년차 최지광과 좌완 사이드암 임현준 등의 뛰어난 퍼포먼스는 기대감을 높였다.

베테랑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은 젊은 피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가능케 한다. 확실한 기둥이 있어야 젊은 피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잠수함 투수 우규민(34)도 삼성 불펜의 기둥 역할에 충실한 인물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0억 원의 규모에 LG에서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지난 2년간은 75경기 11승11패10홀드, 평균자책점 4.9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 “비난 댓글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다.

올 시즌은 다르다. 과거의 위력을 되찾았다. 29일까지 올 시즌 36경기 2승5패5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이 영입 당시 기대했던 선발투수는 아니지만 과거의 경험을 살려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탁월한 제구력과 공격적인 몸쪽 승부, 볼 끝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이 기대했던 대로다. 삼성 김한수 감독이 캠프 당시 마무리 후보로 점찍었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4월까지 11경기에서 4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5월 이후 25경기에선 2승1패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1.86으로 살아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역할을 해내며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 18명의 승계주자 가운데 4명만을 홈에 들여보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다. 불안하다는 이미지는 지운 지 오래다.

우규민은 팀 내에서 권오준, 윤성환에 이어 투수 중 세 번째 선배다. 더 든든하게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캠프 때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이기고 있는 경기는 무조건 잡겠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무엇보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규민의 2019시즌은 충분히 의미가 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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