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유벤투스 구단에 항의 서한을 보낸 진짜 이유는?

입력 2019-07-30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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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스포츠동아DB

“유벤투스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오만방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호날두 노쇼(No Show)’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유벤투스(이탈리아) 구단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팀 K리그와 친선전(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계약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했다는 내용이다.

프로축구연맹 김진형 홍보팀장은 “어제(29일) 유벤투스에 서한을 보냈다.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과 무례한 행위에 대해 6만여 팬들이 받은 배신감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공문은 유벤투스가 속한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은 물론이고 경기 승인권자인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동시 발송했다. 김 팀장은 “(세리에A에는)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였다”고 전했다.

이번 서한에 포함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경기 시작 시간 등 약속을 어긴 점과 경기 시간 단축 등 유벤투스 구단의 무리한 요구, 그리고 한국 축구팬들의 실망 등이 담겼다.

중국 투어를 끝낸 유벤투스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일이 꼬였다. 선수단은 비가 오는 금요일 오후의 서울 시내 교통 체증으로 원래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를 넘겨 경기장에 도착했고, 경기는 예정보다 한참 늦춰진 오후 8시57분에 킥오프되는 등 전체적인 행사가 엉망이 돼 버렸다. 또 계약대로라면 호날두는 45분 이상은 출전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단 1분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았다. 팬들이 호날두를 항해 “메시”를 연호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그는 경기 전 예정됐던 팬미팅 및 사인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유벤투스 구단의 행동은 더 가관이었다. 김 팀장은 “유벤투스 구단 고위급 관계자가 선수단 도착 전에 킥오프를 오후 9시에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안 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경기 시간도 전·후반을 40분으로, 하프타임을 10분으로 하자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서한을 통해 “유벤투스 구단의 오만한 행동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한국 팬은 이번 일로 깊은 상처를 받았다. 호날두에 대한 비난은 물론이고 유벤투스 구단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연맹은 이런 국내의 참담한 상황을 항의 서한에 담았다. 김 팀장은 “유벤투스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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