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신라젠마저”…바이오·제약업계 시름

입력 2019-08-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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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문은상 대표. 사진제공|신라젠

■ 신라젠, 항암신약 ‘펙사벡’ 임상 중단 공식화

기대 모았던 신약 후보 중단 파문
2일 주가 하한가…시총 1조 감소
잔여 예산, 신규 면역항암제 투입


바이오·제약 업계가 잇따른 대형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에이치엘비의 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3상 실패에 이어 신라젠마저 임상 중단 소식을 알렸다. 기대를 모았던 신약 후보물질이 줄줄이 임상 중단되면서 시장의 불신감도 커지고 있다.

신라젠은 2일 공시를 통해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와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을 진행하고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전했다. 무용성 평가란 개발하는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사실상 임상 중단이 예고된 상황이다. 대형 악재로 인해 신라젠의 주가는 2일 하한가로 직행했다. 시가총액도 이날 하루 만에 약 1조 원이 줄어든 2조2168억 원으로 추락했다.

신라젠은 4일 펙사벡의 간암 3상 임상 조기종료를 공식화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는 간담회를 열고 “간암대상 임상3상과 관련해 조기 종료 소식을 전하게 돼 주주님들 및 기관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유감의 말씀을 올린다”고 머리 숙였다. 이어 “글로벌 임상 3상에 예정됐던 잔여 예산을 신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및 술전요법에 투입하겠다”라고 전했다. 문은상 대표이사는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동일 약물의 적응증별 반응률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따라서 간암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다른 적응증 병용임상의 효능 데이터가 우수할 경우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가 일정 수준 확보되는 대로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이에 관련해 앞으로 진행될 임상연구도 공개했다. 현재 신라젠은 신장암, 대장암 등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흔히 면역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과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임상시험이 예정돼 있다.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위암 등 소화기 암종과 폐암, 흑색종 등을 대상으로 BMS의 옵디보와 펙사벡을 병용하는 임상시험도 곧 개시하겠다고 신라젠은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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