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안방극장…기대와 우려 사이

입력 2019-08-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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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월화드라마 잠정 중단 검토
비용 절감 고육책…질적 향상 기대

최근 지상파 방송 3사가 나란히 월화드라마를 잠정 폐지하는 등 드라마 편수 줄이기에 나섰다. 시청률 하락세에 따른 자구책이란 시선 속에 드라마 경쟁력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KBS는 최근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MBC는 9월 종영 예정인 ‘웰컴2라이프’ 이후 월화드라마 ‘휴식기’를 갖는다. 앞서 저녁 일일드라마를 없앤 데 이어 내년 초에는 토요드라마도 폐지한다. SBS는 7월1일부터 월·화요일 밤 시간대에 예능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6월25일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이후 멈춘 월화드라마는 10월 초 재개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 같은 결정은 비용 절감 차원의 고육지책이라는 시선이 많다. 실제로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백억원대 적자 등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케이블채널과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한 디지털 문화 확산과 그에 따른 시청률 하락, 광고 급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드라마 축소 편성의 흐름이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체제를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4일 “케이블채널 등 비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 제작 및 방영에 뛰어들면서 드라마가 지나치게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양적 팽창 대신 완성도에 집중한다면 오히려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고정된 편성 체계를 탈피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 평론가는 “시즌제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 편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오히려 효율적인 드라마 시청이 가능해졌다며 축소 편성을 환영하는 반응이 잇따른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편성할 자리가 줄어들면 제작사 사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지상파 방송사의 결정이 드라마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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