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욕설·어필·벤클’ 그라운드 안의 폭력 행위, 적정선은 있을까

입력 2019-08-05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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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동원. 스포츠동아DB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드립니다. 5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 박동원의 돌출행동, 어떻게 보십니까



강산(이하 강): 이번주 주제는 ‘그라운드 안의 폭력 행위, 적정선은 있을까’ 입니다. 1일 잠실 키움-LG전에서 박동원의 욕설과 냉온수기 킥으로 이에 대한 논란이 점화했습니다. 욕설도 폭력의 범주에 들어가죠. 게다가 냉온수기를 걷어차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일단 그 장면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현장에서는 욕설이 다 들렸다고 하더군요.


최익래(이하 최): 냉온수기의 내구성이 증명돼 업체에서는 만족했다는 우스갯소리가….


강: 자세히 보니 휴지통을 걷어찼는데, 냉온수기가 도미노로 넘어졌더라고요.


정재우(이하 정):
행위의 수준과 대상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 텐데요. 모두 적절치 못했다고 판단됩니다.

장은상(이하 장): 아무리 자기 성질에 못 이겨도 공공사용물품에 화풀이를 했으니 조금 문제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혼자 배트를 부수던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강: 경기장 내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지만, 심판을 쳐다보지 않고 혼자 욕설한 것뿐인데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의견 또한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들은 어떠신지요.

정:
그라운드 안에서 상대팀과 전쟁을 벌이는 만큼, 벤치클리어링처럼 ‘용인되는’ 범위 내에서 맞붙는 것은 괜찮겠죠.


서다영(이하 서): 지켜보는 팬들도 상당히 불쾌했다는 반응이 이어졌어요.


장: 순간 욱해서 한 번 정도의 혼잣말은 이해할 수 있죠. 그런데 아무리 뒤를 돌아보고 있다고 해도 연달아 해대면 그건 대놓고 들으라는 소리밖에 안 되잖아요.

최: 박동원의 지난해 논란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죠.

사진출처|SPO TV2 중계 화면 캡처


강: 그래서인지 3일 잠실 삼성-LG전 9회 김동엽이 루킹 삼진 당하고 아쉬움을 표출하며 들어갈 때 심판이 끝까지 따라가더라고요.

정:
하지만 심판을 대상으로 욕설을 내뱉는 것은 좀 과하다 싶습니다. 더군다나 덕아웃 안이지만 기물을 그리 심하게 파손하는 행위는 징계까지는 아니어도 비난을 사기에는 모자라지 않아 보입니다.


장: 말 그대로 ‘적정선’은 넘은 듯해요.


정: 소속팀이 키움이고, 본인 또한 지난해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신중했어야죠.


서: 사실 미국에서도 F자로 시작하는 선수들의 욕설은 자주 등장하는데 문화의 차이에 따라 팬들이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지는 듯해요.


강: 카메라가 항상 따라다니다 보니 더더욱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정: 키움에는 가뜩이나 고교 시절 후배에 대한 폭력행위로 프로에 온 뒤 징계까지 받은 안우진이 있습니다. 비록 어린 시절에 저지른 미성숙한 행위지만, 이로 인해 구단은 낙인이 찍힌 상황입니다. 선수단 모두가 민감하게 행동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둔감한 상태여서는 곤란하겠죠.

스포츠동아DB


● 벤치클리어링, 필요악인가 흥미요소인가


강: 기회가 닿은 김에, 벤치클리어링 등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부분까지 들여다보죠. 팬들의 정서에 차이가 있겠지만 적정선은 어디까지일까요. 7월 31일 메이저리그에선 감독을 포함해 8명이 무더기 퇴장당한 피츠버그-신시내티의 난투극이 있었죠. 올해 KBO리그에선 4월 28일 잠실 롯데-두산전에서 나온 감독간의 벤치클리어링 이후 잠잠합니다.


장: 이중성이 존재하죠. 폭력이 동반된 벤치클리어링은 기본적으로 ‘안 된다’는 입장이 많지만 흥미의 요소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거든요.


강:
‘경기 중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은 경기장에서 마음껏 풀어라 vs 꿈과 희망을 주는 프로야구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싸움은 안 된다’, 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죠.

최: 심판에 대한 어필과 벤치클리어링 같은 요소들이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필요한 건 맞죠. 박동원의 돌출행동도 분위기 전환이 되긴 했습니다. 순항하던 키움이 3연패에 빠졌으니까요.

정: 다들 아시다시피 벤치클리어링 때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죠. 발이나 도구를 사용하면 안 되죠.


강: 1999년 LA 다저스 박찬호도 애너하임 에인절스 팀 벨처와 싸움이 붙었을 때 발차기를 해서 징계수위가 굉장히 셌던(7경기 출장정지·제재금 3000만 원) 기억이 나네요.


정: 지금도 가끔 소환되는 금기행동의 전형이죠.


최: 어필과 벤치클리어링도 야구를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감정이 격해져서 욕설을 할 수도 있고, 그게 카메라에 잡힐 수도 있죠. 배구선수 김연경은 ‘식빵’이 오히려 트레이드마크가 됐으니까요.


서:
그런 욕설도 개인적인 아쉬움의 표출에서 끝나야지 누군가를 향한 불만의 메시지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 동업자 정신이 기준선입니다. 동업자의 밥벌이에 치명상을 입히는 행위는 제재를 피할 수 없죠.


장: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죠. 우리 팀 보호한다는 입장이면 물리적 충돌을 누가 정당한 생각에서 못 합니까. 그런데 그 모습을 밖에서 보면 폭력이 되는 거죠.

강: 벤치클리어링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은 늘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죠.

사진출처|KBS N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 동업자 정신은 잊지 말자


강: 가장 기억에 남는 어필, 벤치클리어링 등 그라운드 내 폭력 행위에 대해 한 가지씩만 떠올려볼까요?


장:
최근에는 2017년 대전 삼성-한화전 벤치클리어링이 떠오르네요. 발차기와 원터치가 오갔죠.


최:
저도 그 경기가 기억납니다.


정:
과거 삼성에서 활약했던 외국인선수 틸슨 브리또가 SK로 이적한 뒤 방망이를 들고 원정팀 삼성 덕아웃을 기습한 사건도 있죠. 롯데 호세가 삼성 배영수를 향해 주먹을 날린 사건도 기억나는군요.


강:
저는 2006년 7월 2일 대전 현대-한화전이 떠오릅니다. 현대 김동수가 한화 안영명에게 돌진하고, 한화 송진우가 플라잉킥을 시도했죠.


장: 팀을 보호하기 위한 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은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하고 싶네요. 어떤 상황에서든 밖에서 보면 ‘폭력’은 맞으니까요. 그라운드는 프로들이 자기 생계를 놓고 싸우는 전쟁터입니다. 누군가에겐 ‘공놀이’일 수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라면 또 다르죠.


강: 부상으로 커리어가 끝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하면, 본인을 보호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죠. 강한 승부욕을 표출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행위라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최: 격한 행동은 야구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정: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분노조절장애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서로 조금씩 참아야 합니다.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더라도 동업자 정신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 ‘팬 퍼스트’를 추구하는 리그의 흐름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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