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법’ 폐지 위기→새 시즌 준비 中…전화위복 가능할까

입력 2019-08-06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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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글의 법칙’이 폐지 위기를 딛고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6일 한 매체는 예능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정글의 법칙’이 다음 장소로 인도네시아를 확정했다”며 “허재와 김병현이 함께 선발대 출연진으로 결정됐다. 이달 중순 인도네시아의 섬으로 떠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글의 법칙’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정글의 법칙’이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촬영지와 출연자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확정된 출연자는 아무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글의 법칙’ 새 시즌 준비 소식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대왕조개 불법 채취 논란으로 폐지 위기까지 갔던 프로그램이기 때문. 지난 6월 이열음 등 출연진이 태국 남부 꼬묵섬에서 채취한 조개가 법적 보호를 받는 멸종임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태국 국립공원 측은 ‘정글의 법칙’에 대한 수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국립공원의 나롱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작 허가를 받고 연락을 취한 업체 등 사건 관련자들을 상대로 고소 절차를 밟고 있다”며 “업체 관계자들은 규정과 법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고 잘못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국립공원 측은 “제작진에게도 사전에 규정을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정글의 법칙’ 담당 PD가 “태국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문서도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설상가상으로 대왕조개 채취 과정을 두고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스스로를 국내 다이버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열음이 프리다이빙으로 대왕조개를 들고 온 장면은 말도 안 된다. 대왕조개는 프리다이버뿐 아니라 스쿠버 다이버들도 입에 발이 끼여 빠져 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종”이라며 “지반에 단단하게 고정돼있는 것을 출연진이 그렇게 간단하게 들고 나올 수 없다. 제작진이 미리 대왕조개를 채취할 작정으로 도구를 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이빙 자격증을 가진 스태프 또는 김병만이 사냥해놓은 걸 이열음이 들고 나오는 걸로 연출한 것”이라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거듭된 논란에 ‘정글의 법칙’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시청률도 뚝 떨어졌다. 하지만 SBS가 내린 결정은 ‘프로그램 폐지’가 아닌 ‘징계와 손절’이었다. SBS는 지난달 인사위원회를 통해 예능본부장, 해당 CP, 프로듀서에 대해 각각 경고, 근신, 감봉을 조치하고, 해당 프로듀서는 ‘정글의 법칙’ 연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해외 제작 시 유사 사건 재발 방지 및 법적 리스크 예방을 위한 매뉴얼(가칭)’을 마련하여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와오라니족 관광 패키지 투어, 출연 연예인 소속사 관계자의 조작 폭로 그리고 이번 대왕조개 불법 채취 논란. 역대급 위기를 맞을 때마다 꿋꿋이 버텨온 ‘정글의 법칙’이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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