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코믹물은 땅 같은 존재…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

입력 2019-08-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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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왼쪽)이 아역 연기자 엄채영과 함께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주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컴백한 차승원

‘이장과 군수’ 후 12년 만에 도전장
펌에 러닝셔츠…철없는 아빠 역할
“추석엔 역시 코미디영화 봐야죠”


“코미디 장르는 제게 일종의 ‘땅’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발 딛고 있을 수 있는 존재요.”

배우 차승원(49)이 배우로서 근간을 다질 수 있던 장르는 “분명 코미디였다”고 말했다.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제작 용필름)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그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강조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코미디”라며 “유독 코미디 영화의 촬영현장은 다른 곳보다 편안하고 안정감이 크다”고 밝혔다.

영화와 드라마, 이제는 예능프로그램까지 넘나드는 차승원은 한동안 사극, 스릴러, 액션 등에 집중한 탓에 코미디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88년 패션모델로 데뷔해 연기자가 된 그를 배우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끈 ‘신라의 달밤’(2001)을 비롯해 ‘광복절특사’(2002) ‘선생 김봉두’(2003) 등 영화가 모두 코미디 장르인 까닭에 한때 이를 대표하는 스타로도 통했다. 하지만 2007년 ‘이장과 군수’를 끝으로 코미디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12년 만의 코미디 복귀작이다.

차승원은 “2000년대 초반 코미디를 하도 많이 찍어서인지 싫기도 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촬영장에서 연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원천이 코미디 영화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이어 “나를 알고 좋아해주는 분들 가운데 코미디 영화 속 차승원을 좀 더 좋아해주는 것 같다”며 “고마움,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도 말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추석을 겨냥해 9월 초 개봉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보다 아이 같은 아빠와 어른보다 어른 같은 딸이 만나 겪는 휴먼 코미디다. 50대에 접어들지만 ‘비주얼’로는 여전히 손꼽히는 차승원이 영화에서 시도한 외모 변화도 눈길을 끈다. 헤어스타일을 고불거리는 펌 스타일로 바꿨고, 운동복 바지에 러닝셔츠만 걸치고 종횡무진한다.

차승원은 “가린다고 (잘난)외모가 가려질까”라고 되묻고는 “예전엔 의상에 관여를 많이 했지만 요즘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더 창의적인 모습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전의 헤어스타일과 관련해 “얇은 롤로 계속 말아야 했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이 녹았다”면서 “이번 영화는 나에게 많은 아픔을 줬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터트렸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2016년 유해진 주연 코미디 ‘럭키’로 697만 관객을 모은 이계백 감독의 신작으로도 주목받는다. “코미디 영화 연출자로서 2000년대 초중반 나온 차승원의 코미디를 섭렵하면서 늘 그와의 작업을 꿈꿨다”는 감독은 “어떤 장면이든 진지하게 다가가는 차승원 덕분에 놀라운 장면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올해 추석에는 차승원을 비롯해 박정민·류승범의 ‘타짜:원 아이드 잭’,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더 무비’가 맞붙는다. 차승원은 ‘명절=코미디’의 흥행 공식을 잇겠다는 각오다. “추석에는 역시 코미디”라는 차승원은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 감독을 믿고 코미디에 가진 갈증을 풀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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