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1점대 ERA’ 투수 4관왕 도전, ‘선동열 로드’ 걷는 린드블럼

입력 2019-08-12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조쉬 린드블럼은 올 시즌 투수 4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11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8승째를 챙겼다. 사진은 키움전 4회 수비 때 병살을 유도한 뒤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린드블럼.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9시즌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에게 투수 4관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프로야구 출범 원년(1982년)부터 단 네 차례에 불과한 대기록 작성에 대한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1989시즌~1991시즌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전 야구대표팀 감독)과 2011시즌 KIA 윤석민이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의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린드블럼은 외국인 최초로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그 과정은 매우 순조롭다.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투수 4관왕에 오른 사례는 1989~1990시즌 선동열인데, 린드블럼이 29년만에 그 기록에 도전한다. ‘선동열 로드’를 걷고 있다는 의미다.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6이닝 동안 7안타(2홈런) 2볼넷을 허용했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한 타선의 지원까지 더해 12-7 승리를 이끈 린드블럼의 올 시즌 성적은 18승1패, 평균자책점 1.95, 142삼진, 승률 0.947이 됐다. 투수 부문 시상 항목 6개 가운데 홀드와 세이브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삼진 부문에서도 2위 김광현(SK 와이번스·138개)과 격차를 4개로 벌렸다.

‘거침없다’는 한마디로 최근 기세를 설명할 수 있다. 5월 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한 차례 패전도 없이 11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6월 2일 수원 KT 위즈전부터는 원정 7연승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팀의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의미다. 팀이 엄청난 타격 침체에 빠졌을 때도 린드블럼의 존재 덕분에 장기 연패를 피할 수 있었다.

11일에도 최고구속 148㎞의 포심패스트볼(포심·41개)과 컷패스트볼(커터·27개), 체인지업(10개), 커브(9개), 스플리터(7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김하성~제리 샌즈~박병호로 이어지는 키움의 강력한 2~4번 타순을 상대로도 두 차례 출루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2회 김하성의 좌전안타, 6회 박병호의 중월 솔로홈런이 그것이다. 모두 오른손잡이인 세 명을 상대로 커터와 커브를 적재적소에 곁들인 장면도 돋보였다. 이정후와 서건창 등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이 효과를 봤다. 포심의 구위가 뛰어난 데다 완성도가 높은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 덕분에 얼마든지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그만큼 위험요소가 적으니 당연히 벤치의 믿음도 확고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린드블럼이 더 말할 나위 없이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여전히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지금은 그에 대해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늘 많은 점수를 내주는 타자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