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한여름 지옥 ‘2연전’ 이렇게 바꾸자

입력 2019-08-1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혹서기 야구장은 뜨겁다.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다. 하필 8월에 시작되는 2연전은 경기력을 더 떨어뜨린다. 대형 실외 에어컨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SK 박종훈의 모습이 여름철 2연전의 험난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포츠동아DB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드립니다. 29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이경호 차장,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이경호(이하 이): 벌써 5년째인데…. 8월 시작되는 2연전 시스템은 여전히 현장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일정표를 보면 KBO가 깊이 고심한 흔적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주 3회 이동을 해야 하는 팀도 있습니다. 최선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해결책이 없을까요.


강산(이하 강): 10개 구단, 144경기 체제의 2연전은 정말 지옥입니다.


최익래(이하 최): 경기력뿐만 아니라 사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위닝시리즈를 어떤 팀이 차지하느냐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아쉬움이 크죠.


이: 처음 이 일정이 나왔을 때부터 우려가 있었는데요. 전체 720경기를 팀당 홈과 원정을 균등하게 치르는 방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3연전과 2연전이 혼합된 스케줄로 결정이 됐죠.


장은상(이하 장):
이게 결국 16경기를 홈·원정 똑같이 나눠서 배분을 해야 하니 생기는 문제인데요.


이: 팀당 16차전과 시즌 144경기가 출발점인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사실 격년제로 홈경기 숫자를 달리하면 2연전을 없애고 3연전을 최대한 많이 치를 수 있습니다.


강:
마케팅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 그 홈경기를 양보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구단 입장에서야 이해는 갑니다만, 지금 한화나 9월 초 삼성의 2연전 일정은 정말 최악에 가깝습니다.


장: 수익과 직결된 부분이라 합의가 좀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동아DB


서다영(이하 서): 왜 하필 혹서기에 2연전이 시작되는지…. 체력적인 부담도 있고 장마철도 겹쳐 있어 우천 취소 가능성도 높잖아요. 6일 울산 원정을 다녀온 키움 히어로즈처럼 2연전 가운데 한 경기만 취소되더라도 경기를 하는 시간보다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요.

이:
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차라리 3~4월에 2연전을 먼저하고 3연전으로 전환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잠시 올해 일정을 설명드리면 3월 23일 개막과 함께 2연전을 치른 뒤 8월 1일까지 3연전으로 총 715경기를 소화합니다. 2일 하루를 쉬고 3일부터 180경기가 2연전으로 잡혀 있습니다. 이후에 미편성된 5경기가 우천 취소된 게임 등을 더해 잔여 일정을 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서: 맞습니다. 10개 구단이 손익을 따지는 상황이라 양보를 해주기 어렵다면 시즌 초를 2연전 체제로 빨리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비록 시즌 초이긴 하지만 빠르게 2연전씩 치르면서 여러 팀을 만나면 전력 파악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흥행 측면에서도 여러 팀을 빨리 만나니까 흥미롭고요.


장:
선수들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차라리 4월에 2연전을 하자’고요.

이: 각 팀 감독들은 현 2연전, 180경기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KBO에 전달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역시 구단들이 서로 양보해야 큰 틀에서 변화가 가능합니다. 만약 격년제로 홈 경기 숫자에 차등을 둔다면 한 팀이 3연전 3번씩 9경기를 홈에서, 다른 팀이 3연전 2번과 1경기를 따로 편성해 총 7게임을 안방에서 치르는 방안으로 가능합니다. 1경기는 잔여경기 때 취소된 경기와 함께 편성하면 효율적일 것 같고요. 이렇게 5팀씩 나눈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요.


강: 구단들이 지혜를 잘 모아야 합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그에 따른 경기력 저하가 찾아오면 마케팅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한 장의 잎사귀에 사로잡혀 나무를 못 보고, 한 그루의 나무에 사로잡혀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해선 안 되죠.


장:
이동거리가 긴 지방 팀들은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죠.


이: 사실 신인 선수들이 프로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이 ‘잦은 이동’입니다.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뛰다 보면 부상의 위험성도 높고요.


최: 조금 극단적일 수 있는 생각인데요. 팀별로 홈경기 숫자에 차등을 두면서 2연전 문제를 해결하면서 상위 5개 팀에 어드밴티지를 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홈경기도 더 많이 치를 수 있게 하는 거죠.


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네요. 다만 지금 하위권 팀들이 거세게 반대할 듯해요.


서:
지금으로선 144경기가 너무 많다는 의견도 많잖아요. 경기 수를 줄여서 홈·원정 경기 비율을 따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같아요.


최: 팀당 12차전이면 참 심플해지는데요.


이: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팀당 12차전, 6경기씩 홈·원정을 치르면 딱 깔끔한데, 시즌 경기 수가 108경기로 줄어들어요.

최: 많이 줄어드는군요.

스포츠동아DB


이: 저도 조금 극단적인 생각을 하자면 차라리 리그를 양대리그로 나누고, 인터리그를 치르는 것도 가능합니다. 같은 리그는 팀당 18차전, 인터리그로 팀당 12차전을 치르면 한 시즌 132경기가 되네요. 모두 3연전으로 치를 수도 있고요. 포스트시즌도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을까요.


장: 극단적인 것을 넘어서 무식해 보일 수도 있는데, 4연전 시스템은 어떨까요.


이:
메이저리그는 일정에 4연전이 있죠.


장: 수익 등을 고려하면 평일에 쉬고 주말 위주로 편성하면 운영이 어렵진 않을 듯한데요. 화수목금~토일월화~수 휴식~목금토일~월 휴식~화수목금~토일월화~수 휴식~목금토일~월 휴식. 이런 방법입니다. 4연전이 붙어 있어 휴식 없이 8경기를 치르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이: 살벌하네요. 그러나 팀당 16차전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떨어지긴 하네요. 이 모든 것이 10개 팀이 단일리그에서 144경기를 소화하려다 보니 생긴 문제인데요. 10개 구단 시스템이 나왔을 때 최종적으로 2개 팀이 더 창단돼 12개 팀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죠. 그래야 짝수 팀 양대 리그도 가능하기 때문에.


장: ‘리그 확장’ 환상의 시나리오이지만 현 실정을 보면 판타지네요.


이: 대화를 이어갈수록 KBO의 고충도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결론은 내야겠죠. 매년 11월 다음 시즌 일정이 발표되는데요. 지금 한참 작업이 시작될 시기입니다. 현장의 의견, 여론과 미디어의 다양한 생각들이 잘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팀당 홈·원정 경기 조정이 가장 빠른 해결책으로 생각됩니다.


강:
2연전 체제가 어쩔 수 없다면 혹서기는 피하는 게 최적이라는 판단입니다. 다들 죽겠다고 하니…. 야구 외적인 변수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장: 무리수1, 4연전도 검토는 해주세요!


최:
무리수2, 야구 못하면 홈경기 두 게임 못 할 각오로!


이: 무리수3, 홈경기 숫자 서로 양보하기 싫으면 12개 팀으로 늘리거나 아니면 8개 팀으로 줄이거나 하세요!


서: 그건 진짜 무리수네요, 하하.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