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리뷰] ‘변신’ 본능적인 공포, 뻔하지 않고 뻔하다

입력 2019-08-22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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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리뷰] ‘변신’ 본능적인 공포, 뻔하지 않고 뻔하다

가장 편안해야할 집에 변신하는 악마가 스며들었다. 영화 ‘변신’은 가족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로 ‘그럴듯한’ 공포를 그려낸다. 심장 졸리는 배경 음악은 영화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가장 큰 요소다. 하지만 오컬트와 신파의 어우러짐이 용두사미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변신’(김홍선 감독)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물이다. 배우 배성우(삼촌 중수 역), 성동일(아빠 강구 역), 장영남(엄마 명주 역), 김혜준(첫째 선우 역), 조이현(둘째 현주 역), 김강훈(막내 우종 역)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대중들이 그동안 학습해 온 오컬트적인 요소로 범벅돼 있다. 까마귀, 구마사제, 피범벅, 수상한 이웃 등.


차별점은 감정 구현이다. 서서히 가족 안에 스며든 악마의 존재와 살기 위해선 서로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가족 간의 경계와 분노에 초점을 맞췄다. 악마에 빙의한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본심을 이야기하며 섬뜩함을 준다. 엄마의 경우 반찬 투정하는 아들에게 욕을 하고 둘째 딸은 언니에게 동생들이 많아서 귀찮지 않느냐고 살인을 종용한다. 도끼를 들고 딸들을 죽이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귀신이 주는 공포심 그 이상이다.


특히 배경 음악이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했다. 심약한 졸보인 탓에 공포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기자에게 ‘변신’의 사운드는 ‘무슨 일이 곧 발생한다’는 복선 그 자체. 그럼에도 놀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와 긴장감 있는 사운드 때문이었다.


다만, 전개될수록 영화의 주요한 소재인 ‘변신술’이 예측 가능해져 공포심을 급격히 줄여 아쉬움을 남긴다. 시시해진 상태에서 마주한 배성우와 성동일의 형제애는 결말을 위한 결말일 수밖에 없다. 8월 21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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