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다승·타율·홈런, 사상 첫 외인 천하 도래하나?

입력 2019-08-27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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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린드블럼-페르난데스-키움 샌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평균자책점(ERA)과 다승, 타율과 홈런. 시대가 흐르며 부문별 기록에 대한 가치가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타의 메인 지표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항목들이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가 전체 일정의 80%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ERA와 타율 등 주요 타이틀의 외인 독식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 주요 4개 타이틀, 역대 최초 토종 실종 사건?

26일까지 ERA와 다승 1위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이다.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20승1패, ERA 2.04를 기록하며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이후 9년 만에 1점대 ERA 진입을 노리고 있다. 탈삼진(161개), 승률(0.952)에서도 리그 1위라 2011년 윤석민 이후 첫 투수 4관왕도 가시권이다.

타자 쪽 주요 타이틀 1위도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는 119경기 타율 0.346(474타수 164안타)를 기록하며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타자 기록의 꽃’ 홈런왕 경쟁에서도 제리 샌즈(키움 히어로즈)가 26개로 선두다. 샌즈는 타점(104개)과 장타율(0.581)에서도 압도적 1위다.

4대 주요 타이틀 수상자가 모두 외국인 선수로 채워진 적은 37년 KBO리그 역사에 전례 없는 일이다. 2016년 홈런(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과 ERA, 다승(이상 더스틴 니퍼트·두산)까지 석권한 적은 있지만, 당시 타격 1위는 최형우(당시 삼성 라이온즈·0.376)였다.

키움 박병호-SK 최정-NC 양의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역전 힘든 투수 레이스, 믿을 건 박병호·최정·양의지

‘빅4’ 타이틀에서 토종의 분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투수 쪽에서는 역전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다승은 이미 린드블럼의 대관식이 확정된 분위기다. 이 부문 2위 김광현, 앙헬 산체스(이상 SK 와이번스·15승)다. 이들은 남은 시즌 5번 남짓의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라 역전이 산술적으로도 쉽지 않다. ERA도 마찬가지다. 리그 3위 김광현(2.42)과 4위 양현종(2.43)은 토종 1위 자리를 두고 근소하게 경쟁 중이지만, 1위 린드블럼과 0.4 가까이 차이가 난다.

토종의 자존심을 세울 가능성은 타자 쪽이 높다. 현재 타율 1, 2위는 페르난데스와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0.339)다. 하지만 ‘장외 타격왕’ 양의지(NC·0.369)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규정타석에 진입만 한다면 페르난데스와 2푼 가까이 차이 나는 선두가 된다. 빠르면 이번 주 초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혈종 부상에서 돌아온 뒤 11경기에서 타율 0.452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

홈런 레이스는 ‘국가대표 거포’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최정(SK)과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나란히 24홈런으로 샌즈를 2개 차로 추월 중이다. 둘 모두 몰아치기에 능한 타입이기 때문에 2개 차이는 시즌 최종전에서도 뒤집을 수 있다. 박병호는 2015년, 최정은 2017년 이후 홈런왕 재등극을 노리고 있다. 팀당 20경기 안팎을 남겨둔 가운데 주요 부문 개인 타이틀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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