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원정’ 벤투호, 파격 실험 NO…유럽파 기대감 UP

입력 2019-09-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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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그동안 A매치에서 적응 및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파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유럽과 가까운 투르크메니스탄의 시차 때문이다. 그 중심에 설 손흥민이 9일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힘찬 도전을 시작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아슈하바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H조) 원정 1차전을 갖는다. 최종예선 진출국을 가릴 아시아 2차 예선이 5일 시작된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은 각각 스리랑카, 레바논을 제압하고 1승씩 안고 있다. 한국은 10월 스리랑카(10일·홈), 북한(15일·원정)과 격돌하고 11월 14일 레바논 원정에 나선다. 유난히 연내 원정 스케줄이 많아 반드시 잡을 상대는 잡아야 다가오는 일정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 위험한 실험은 NO

벤투 감독은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치른 조지아 평가전(2-2)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스리백이 그 중 하나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포지션별 간극은 자주 벌어졌고, 개인 간의 거리도 타이트하지 못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자 혼란은 불가피했다.

대표팀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그간 즐겨 구사한 4-2-3-1 포메이션을 대체할 전략 마련에 골몰해 왔다. 4-4-2에 가까운 4-1-3-2와 4-3-3이 사용됐고, 조지아전은 아예 3-5-2를 구성했다.

상대 진영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역습을 사전 차단한다는 의도였는데 조지아는 의외로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효율적인 공격 시도로 우리의 후방을 괴롭혔다. 이에 따라 승점 3이 무조건 필요한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은 익숙한 전략으로 임할 듯 하다. 무리하게 테스트를 하려다 이도저도 아닌 최악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벤투호는 우려하고 있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 김신욱(31·상하이 선화) 등이 투 톱을 이루고 김영권(29·감바 오사카)과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중심을 맡는 포백에 가장 무게가 실린다. 물론 손흥민이 윙 포워드로 빠진 뒤 황의조나 김신욱이 원 톱에 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 컨디션 최상, 유럽파의 활약

장거리 이동과 시차는 해외파의 가장 큰 고민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한 감수해야 할 숙명이기도 하다. 대표팀 ‘캡틴’의 계보를 이어온 박지성(은퇴)과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선배들보다 빨리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원인 중 하나다.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고, 혹여 부상이라도 입으면 회복 속도가 더뎠다. 만약 홈경기를 치른 뒤 타 지역으로 원정을 향하면 또 다시 새로운 시차와 환경에 적응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적어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은 그런 걱정이 없다. 오히려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아시아 리그 멤버들에게 불리한 여건이다. 유럽에 가까운 시차에 적응해야 하고, 생체리듬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보다 4시간 느리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2차 예선이 결정되자마자 일찌감치 유럽 원정을 기획했다. 그것도 7~8시간의 유럽 한복판이 아닌, 6시간차의 터키 이스탄불에 여장을 풀었다. 유럽과 중동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스탄불로 먼저 이동해 동료들을 기다렸다.

9월 A매치 시리즈에 임한 태극전사 25명 중 해외파는 15명, 이 중 유럽 리거는 7명이고 거의 대부분이 베스트11에 해당된다. 만약,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31·보훔)이 무릎 부상 여파로 빠지지 않았다면 비중은 더욱 늘어날 수 있었다. 적어도 컨디션 측면에서 중동과 서아시아 원정은 대표팀에게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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