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은 ‘적당히 나쁜 마동석’에 끌린다

입력 2019-09-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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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의 마동석.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나쁜 녀석들’서도 증명된 마동석 영화의 흥행 공식

‘범죄도시’ ‘악인전’ ‘성난황소’ 등
더 나쁜 악당 때려잡는 역에 열광
착한 역은 되레 흥행에 마이너스


‘착한 마동석? 적당히 나쁜 마동석!’

배우 마동석이 ‘나쁜 녀석들:더 무비’로 올해 추석 극장가 흥행 승기를 잡으면서 주연작들의 흥행 공식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영화마다 정의의 편에 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힘은 세도 착하고 어수룩한 모습일 때보다 ‘적당히’ 나쁜 캐릭터를 연기할 때 관객이 더 열광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은다.

마동석이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선 것은 2016년 여름 ‘부산행’의 성공 직후인 2017년 10월 ‘범죄도시’(688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부터다. 하정우, 주지훈, 이정재 등 스타급 배우들을 대거 내세운 멀티캐스팅의 시리즈 ‘신과함께:인과 연’을 제외하고 온전히 마동석이 주연으로 극을 이끈 영화는 이번 ‘나쁜 녀석들’을 포함해 3년간 총 8편이다. 이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5편, 제작비 회수에 실패한 작품이 3편이다.

흥행 여부는 영화 속 마동석이 어떤 ‘성향’이느냐에 따라 나뉘었다. ‘조폭 같은 형사’(범죄도시), ‘형사 같은 조폭’(악인전·336만 명), ‘거친 과거를 딛고 착실하게 살려는 남편’(성난황소·159만 명)처럼 적당히 범죄 혹은 범죄자와 타협하면서 자신보다 더 나쁜 악당을 때려잡는 인물일 때 관객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적인 캐릭터, 법과 제도에서 비껴나 통쾌한 복수를 가하는 마동석에게 관객이 더 열광한다는 의미다.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은 “마동석을 오랜 기간 지켜보면서 그가 지닌 ‘힘센 착한 남자’의 이미지를 ‘냉정하고 집요한 남자’로 바꿔 전형성을 깨려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악인전’은 ‘범죄도시’ 이후 마동석 원톱 주연 영화로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착한 기간제 체육교사’(동네사람들·46만 명), ‘딸바보 유도관장’(원더풀고스트·45만 명)으로 나선 영화는 손익분기점에 실패했다.

300만 관객 동원에 다다른 ‘나쁜 녀석들’에서도 ‘적당히 나쁜 마동석’의 매력은 계속된다.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이지만 자신보다 더 나쁜 범죄자들을 소탕하려고 나서 ‘통쾌한 주먹’을 날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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