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수원 이임생호, 출구는 있을까

입력 2019-09-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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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수렁은 깊은데 빠져나갈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K리그1 수원 삼성이 올 시즌 가장 큰 난관과 마주했다. K3 화성FC와 일전이었던 18일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0-1 패배를 하면서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충격패를 지켜본 팬들은 극심한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고, 사령탑은 자진사퇴 배수진까지 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화성 원정에서의 패배는 커다란 후폭풍을 낳았다. 팬들은 경기장 주변을 에워싸며 야유를 퍼부은 가운데 이임생 감독이 이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촌극이 연출됐다. 이 감독은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FA컵에서 탈락하면 자진사퇴하겠다”는 배수진까지 들고 나왔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예견된 상황이다. K리그1 명가를 자부하는 수원은 최근 몇 년 사이 극심한 추락을 겪고 있다. 2017년 3위에서 지난해 6위로 추락한 뒤 올해 역시 6위에 머물며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자력 진출이 어려워졌다. 그나마 FA컵 우승을 통한 ACL 티켓 획득이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화성전 패배로 이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욱 큰 문제는 마땅한 출구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구단이 적극적인 투자와 사실상 거리를 두면서 선수층 두께는 점차 얇아졌고, 이는 후반부 순위 싸움에서 고스란히 한계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위용을 떨쳤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다른 구단들이 더 이상 수원과 빅버드(수원의 홈구장)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수원은 현재 K리그1 득점 선두 타가트가 건재하다. 그러나 선수 한 명에게 매번 의존할 수는 없다. 실제로 화성전에서 타가트는 풀타임 출장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베테랑 공격수 데얀과 콤비 플레이도 소용이 없었다.

최근 K리그1에서의 득점 빈곤 양상을 그대로 노출한 수원은 향후 일정도 만만치가 않다. 당장 21일 승점이 39로 같은 7위 상주 상무와 일전을 벌이고, 25일과 28일 선두권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를 차례로 만난다. 이어 다음 달 2일 화성과 FA컵 준결승 2차전을 펼친다. 사면초가로 몰린 ‘절체절명’ 위기, 수원은 이를 이겨낼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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