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 S/W 기업 ‘앱티브’에 2.4조 통 큰 투자

입력 2019-09-23 1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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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앱티브社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CES 당시 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에 탑승, 성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자율주행 선도기업 앱티브와 합작 조인트 벤츠 설립
2.4조는 현대차그룹 역대 투자 중 최대액
자율주행 추격자에서 개척자로, 게임체인저 도약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社’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분야의 추격자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베팅한 금액은 무려 2조4000억 원이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해외 공장 건설에 1조 원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완성차 공장 2개를 건설하고도 남는 금액을 투자한 셈이다.


● 현대차, 자율주행 글로벌 톱 티어 위상 노린다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빌리티 업계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핵심 혁신 기술로 꼽히고 있다. 업계의 다양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합작회사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산업은 물론 모빌리티 업계의 패러다임을 대전환시킬 최상위 혁신 기술이기 때문이다. 운전으로부터 해방되면 차량 이동 중에도 모든 탑승자들이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 감소,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자동차 업체는 물론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2조4000억 원이라는 통근 투자를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차량 설계 및 제조, ADAS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S/W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앱티브가 손 잡음으로써 기술 개발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앱티브의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도 추가로 국내에도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이 국내에 확산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JV 설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 5(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개척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 앱티브는 어떤 회사?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으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18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사 순위로는 20위 권이지만, 차량용 전장부품만 공급하는 업체 순위로는 세계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특히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문은 바로 자율주행이다.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누토노미(nuTonomy)’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스톤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여타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이 주로 무난한 교통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 및 열악한 기후와 지형 등 난이도가 높은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 레벨 4, 5 수준 소프트웨어 개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전세계에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 및 5 수준의 가장 안전하고,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선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한 이동을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이다. 현재 북미의 연간 교통사고 비용은 8360억 달러에 달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840억 달러로 90% 가까이 비용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교통체증에 따른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연료비용도 크게 저감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社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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