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의 성공’ KT, 유종의 미 위한 70승·5할 승률 도전

입력 2019-09-25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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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7-3 역전승을 거둔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자 할 때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그런 기준이라면 KT 위즈의 2019시즌은 분명히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5강 진입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패배의식 개선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잣대라면 목표는 이뤘다. 남은 과제의 무게감이 더 큰 이유도 그래서다.

6위 KT는 24일 포스트시즌(PS)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7-3으로 승리했지만, 같은 날 5위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와 7-7로 비기며 5강행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남은 경기에서 NC가 전패, KT가 전승을 해도 두 팀의 순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꿈꾸던 KT의 행보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하지만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두고 PS 탈락이 확정됐다는 자체가 환골탈태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후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다. 지난해 9위가 창단 이래 최고 성과였다. 초보 사령탑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첫 12경기에서 2승10패로 부진했을 때만 해도 반전은 없는 듯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면 충분했다. 선수단 파악을 마친 이 감독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시작했다. 유한준, 박경수 등 베테랑에게 히트앤드런 사인을 내는 것은 물론 과감한 투수교체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 감독은 취임식 직후 “수석코치 시절부터 ‘준비된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들었는데, 그 시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9시즌은 이를 증명한 한 해였다.

선수단의 패배의식도 사라졌다. 자리를 잡지 못하던 배제성, 주권, 심우준 등 붙박이 유망주가 잠재력을 폭발했고 김민혁, 전유수, 이대은 등 새 얼굴도 자신의 역할을 십분 수행했다. 선수단이 먼저 이 감독이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신뢰를 상징한다. 세이브, 홀드, 최다승, 토종 최다승, 연승 등 쌓아올린 구단 자체 신기록은 한 손으로 나열하기도 어렵다. 막판까지 PS 싸움을 펼치며 얻은 ‘쫄깃한 긴장’의 경험은 향후 큰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그렇기에 유종의 미가 더욱 중요하다. KT는 25일까지 141경기에서 69승70패2무를 기록했다. 이미 창단 최다승 기록은 훌쩍 넘었지만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해도 7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내친 김에 2승1패를 거두면 창단 첫 5할 승률의 기쁨도 맛보게 된다. 역대 70승을 거두고도 PS에 진출하지 못한 사례는 없다. 물론 PS의 영광만큼은 아니지만, 그만큼 치열하고 극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훈장으로 여기기에 충분하다.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KT가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기까지는 세 경기가 남아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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