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신세경 “‘구해령’ 무공해 드라마…자부심 느껴요”

입력 2019-09-28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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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신세경 “‘구해령’ 무공해 드라마…자부심 느껴요”

한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는 역시 시청률이다. 이 숫자 하나에 스태프들의 사기는 물론 촬영장 분위기도 급변하는 일이 다반사다. 당연히 배우의 연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시청률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면 안 되는 법이다.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활약한 배우 신세경은 그만한 내공을 가진 연기자다.

“예전에 제가 해 온 사극과도 결이 많이 다른 작품이었어요.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 출퇴근하고 하고 관직도 얻는다는 상상을 하는 드라마니까요. 그래서 구해령을 연기할 때 역사 시간에 배운 조선 시대 여성들의 삶에 관한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어요. 초반엔 ‘조선 시대 여성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신세경은 이 작품에서 조선 시대 최초의 여성 사관(史官)인 구해령을 맡았다. 드라마적 상상력에서 탄생한 여성 사관의 이야기. 초반 드라마를 홍보하던 문구인 ‘문제적 여성’이라는 말이 구해령을 가장 잘 드러낸다.

“작품에 임할 때 물론 캐릭터 하나만 보진 않아요.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하는 편이죠. ‘신입사관 구해령’은 작품의 색이 정말 좋았어요. 폭력적이지도 않고 억지로 갈등을 만들지도 않죠. ‘사람들에게 무해(無害)한 드라마가 되겠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그게 가장 자랑스러워요.”

그러나 이 작품이 소위 청정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신세경의 고민도 깊어갔다. 정통 사극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는 사관이라는 직업, 그리고 기존의 사극 속 여성과 다른 캐릭터 등 신세경이 연구해야 할 과제는 꽤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이전까지는 사관이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공부를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긍지를 가져야 하는 직업이더라고요. 비록 방대한 자료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굉장한 엘리트였더라고요. 드라마 안에서는 예문관이라는 공간에 탄력을 주기 위해서 캐릭터들이 조금 희화화되긴 했지만요.”


이처럼 신세경은 예문관 안에서, 궁궐 안에서 구해령의 발칙함과 당돌함을 내내 유지하며 극의 쫄깃함을 유지했다. 비록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에선 자유로울 수 없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대와 다른 면을 가진 캐릭터라서 걱정을 했던 건 맞아요. 하지만 작가님이 구해령이 가고자 하는 길을 대본에 명백하게 보여주신 덕에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그동안 신세경은 구해령과 같이 활동적이고 주체적인 사극 속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육룡이 나르샤’의 분이가, ‘뿌리 깊은 나무’의 소이가 그러했다. 이렇게만 신세경의 취향은 한결 같다.

“‘육룡이 나르샤’ 속 분이처럼 스스로 총대를 메고 ‘내가 뭔가 해보겠다’는 캐릭터가 아니면 솔직히 작품 안에서 여성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진 않아요. 그래서 사극을 하면 제가 이런 캐릭터들만 맡아온 것 같기도 하네요.”

이렇게 신세경은 ‘신입사관 구해령’을 마친 지금 꽤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다. 앞서 언급한 일관되게 무해한 드라마의 일원이었다는 것이 신세경의 자부심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 가치관에 맞는 작품을 만났을 때의 기쁨을 알았어요. 전 대중 앞에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니 상업적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순 없지만 억지 갈등이나 폭력적인 요소 없이 시작했고 또 그렇게 마무리 됐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에요.”

사진=나무 액터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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