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게 욕설’ 김비오, 상처만 남은 우승

입력 2019-09-29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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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오. 사진출처|JTBC 골프 중계 화면 캡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우승이 나왔다.

김비오(29·호반건설)가 29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7104야드)에서 끝난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에서 플레이 도중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날 대회 정상을 밟으며 올 시즌 유일하게 2승 고지를 선점했지만, KPGA는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김비오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이다.

논란의 장면은 파4 16번 홀 티잉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졌다. 16언더파 공동선두 김대현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김비오가 티샷을 하던 순간, 한 갤러리가 영상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고, 이 과정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흘러나왔다.

관중의 방해로 영향을 받은 김비오는 결국 스윙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흥분한 김비오는 드라이버를 땅바닥으로 내려친 뒤 갤러리를 향해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바른 관전 매너를 지키지 않은 관중도 문제였지만, 프로답지 않았던 김비오의 행동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 홀을 가까스로 파로 막은 김비오는 17번 홀(파3)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킨 뒤 파5 18번 홀을 파로 지켜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챔피언 퍼트 직후 우승 소감 대신 관중들을 향해 “16번 홀에서 너무나 죄송하게 대처했다. 앞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큰 소리로 사과했다.

코리안투어는 최근 몇 년간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 유일한 다승 달성을 앞세워 새로운 별을 탄생시킬 수 있었지만, 씁쓸한 광경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김비오는 2010년 데뷔와 함께 신인상과 평균타수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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