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 우승’ 프레이저-프라이스·펠릭스가 보여준 어머니의 힘

입력 2019-09-30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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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프라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어머니는 강하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자메이카)와 앨리슨 펠릭스(34·미국)는 출산 후 트랙에 복귀해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간절함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였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의 기록은 올 시즌 이 종목 세계 최고 기록이다. 플로런스 그리피스-조이너(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이 종목 세계기록(10초49)과는 격차가 있지만, 프레이저-프라이스가 2012년 세운 개인 최고기록(10초70)과는 불과 0.01초차이다.

이로써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통산 8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자 10번째 메달(금 8개·은 2개)이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키가 152㎝로 작지만, 세계를 호령하는 스프린터로 군림하고 있다. 2011년 1월 결혼한 뒤 2017년 3월 임신 소식을 알리며 시즌을 쉬겠다고 선언했고, 그해 8월 아들 지온을 낳았다. 출산 후 복귀한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차츰 출산 이전의 기량을 되찾으며 메달 전망을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정점을 찍은 것이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33세의 나이에 아이를 안고 이곳에 다시 섰다. 꿈을 이뤘다”며 “아들 지온과 남편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내가 복귀할 때 많은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아들과 남편은 달랐다”고 강조했다.

펠릭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펠릭스도 어머니의 힘을 아낌없이 뽐냈다. 혼성 1600m 계주에서 윌버트 런던(남), 코트니 오콜로(여), 마이클 체리(남)와 짝을 이뤄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펠릭스도 출산 후 트랙에 복귀해 우승을 차지한 사례다. 이번 우승으로 12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11개)의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펠릭스는 남녀를 통틀어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7개)다. 펠릭스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보다 더 강해진 나를 발견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함께 ‘어머니의 힘’을 보여준 프레이저-프라이스에 대해서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나와 모든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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