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개막특집[D-4] 테크니션 시대, 프로농구 가드 경쟁 점입가경

입력 2019-10-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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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이대성-SK 김선형-KCC 이정현-LG 김시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남자 프로농구가 농구 팬들을 찾아온다. 남자 프로농구는 5개월간의 여름 나기를 마치고 10월 5일부터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일정에 돌입해 농구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스포츠동아는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새 시즌 눈여겨봐야 할 요소를 짚어보았다.


② ‘테크니션 시대’에 빛날 최고의 가드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감독도 즐겁게 한다. 이처럼 세계 농구는 바야흐로 ‘기술 시대’다. 변화에 둔감한 한국 농구도 천천히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새 시즌 프로농구는 외국선수 제도가 바뀌었다. 지난 시즌에는 신장제한(장신 200㎝이하 1명·단신 186㎝이하 1명)에 2명이 2개 쿼터(4쿼터 제외)에 한해 동시 출전이 가능했다. 2, 3쿼터는 외인 둘이서 사실상 경기를 주도했다. 자연스럽게 토종 가드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올 시즌에는 외인 2명 중 단 1명만 뛸 수 있다. 신장제한 폐지로 억지로 단신 가드를 뽑을 필요도 없어졌다. 10개 구단 중 외인 가드를 선발한 팀은 인천 전자랜드(섀넌 쇼터)와 고양 오리온(조던 하워드)뿐이다.

외인 가드의 빈자리는 다시 토종 가드들의 몫이 됐다. 테크니션 시대에서 이들의 경쟁은 곧 시즌 판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최고 가드 경쟁에 있어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에 빛나는 이정현(32·KCC)을 비롯해 창원 LG의 김시래(30), 서울 SK의 김선형(31),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대성(29) 등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이정현과 김시래의 경우 소속팀이 아예 이들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짰다. 두 팀은 2명의 외인을 모두 스크린에 능한 빅맨으로 뽑았다. 2대2 플레이에 능한 이정현, 김시래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실제로 KCC와 LG는 연습경기에서도 2대2 플레이의 비중을 엄청나게 늘렸다. 볼 소유가 많아지는 만큼 매 경기 많은 공격기회가 부여될 전망이다. 반면 그에 따른 체력 부담, 상대 수비 견제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FIBA월드컵에서 아시아 최고 레벨의 테크니션임을 입증한 김선형도 강력한 팀 동료들과 함께 리그 최고 가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가드 경쟁을 이야기할 때 지난 시즌 통합우승 팀인 현대모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10개 구단 통틀어 최고의 가드진을 꾸렸다. 챔피언결정전 MVP 이대성(29)이 전성기에 접어든 데다 레전드 양동근(38)이 건재하다. 여기에 신예 서명진(20)이 오프시즌 착실한 훈련을 통해 몰라보게 기량을 발전시켰다. 득점력 좋은 박경상(29)도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다. 질적·양적에서 ‘가드 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인 가드 섀넌 쇼터(전자랜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 전자랜드는 베테랑 박찬희(32), 김낙현(23)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외에 서울 삼성의 이관희(30), 부산 KT의 허훈(24), 원주 DB의 허웅(26), 안양 KGC의 변준형(23)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면 오리온은 울상이다. 박재현(28)과 한호빈(28)이 나란히 부상으로 장기결장이 불가피해 토종가드는 베테랑 이현민(36)이 정도가 전부다. 오리온은 구멍 난 토종 가드 자리를 외인 가드인 조던 하워드(23)가 대신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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