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LG 켈리가 6회초 2사 2루 NC 스몰린스키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양 팀 선발투수들의 피칭부터 되짚어보자.
A=켈리가 타일러 윌슨을 제치고 선발로 낙점된 데는 후반기 견고했던 성적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후반기 9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ERA) 2.05를 기록했고 한 경기를 빼곤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였다. 전반기(20경기·9승9패·ERA 2.77)보다 한층 안정적이었다. 프리드릭 역시 교체 외국인선수임에도 후반기 실질적 에이스로 활약했다. 12경기에서 7승4패, ERA 2.75인데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2.14로 NC 투수진을 통틀어 5위다(1위는 드류 루친스키·3.93).
결과는 켈리의 완승으로 끝났다. 켈리는 패스트볼과 더불어 커브가 위력적인데, 1회부터 보더라인에 걸치는 완벽한 커맨드에 실어 공격적으로 피칭했다. 7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102구를 던졌는데, 41개의 직구와 39개의 커브 위주로 NC 타선을 농락했다. 실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났다. 반면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프리드릭은 4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는데, 켈리와 결정적 차이는 커맨드와 유인구였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한복판으로 실투가 들어갔고, LG 타자들이 서두르지 않고 유인구를 골라내자 어려움을 겪었다.
Q=LG가 1회 선취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뒤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A=LG 류중일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단기전은 선취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취점 다음은 추가점”이라고 덧붙였다. 그 말대로 이뤄졌다. 리드오프 이천웅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마자 정주현에게 초구 보내기번트 작전을 내 성공시켰다. 3번타자 이형종은 1사 2루서 프리드릭의 슬라이더를 좌전적시타로 연결했는데, 헛스윙을 유도하는 낮은 볼로 치기가 만만치 않았다. 이형종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1, 3루에서 LG 대타 박용택이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4회 LG의 추가득점 과정에서 류 감독은 대타 박용택 카드를 꺼냈다. NC 벤치를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도 대단했던 것 같다.
A=그 전에 NC 2루수 박민우의 수비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무사 1루서 이천웅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는데, 박민우가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결국 1사 2루가 아닌 무사 1·3루로 NC의 위기가 확대됐고, 류 감독은 여기서 정주현 대신 박용택을 대타로 기용했다. 박용택은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구본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때 1루주자 이천웅의 판단력과 빠른 발이 빛났다. 이천웅은 리터치 후 2루까지 달려 살았고, 다음타자 이형종의 좌익선상 2루타 때 편안하게 팀의 3번째 점수를 올렸다. 박민우의 한 뼘 모자란 수비, 이천웅의 기지 넘치는 주루가 크게 대비됐다.
Q=NC로선 5회 노진혁의 솔로홈런 한방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듯한데.
A=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벼락같은 스윙이었다. 시속 148㎞짜리 몸쪽 직구였는데, 실투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를 놓치지 않은 노진혁을 칭찬하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 노진혁은 2년 전 롯데 자이언츠와 준PO 3차전 때 홈런 2개를 날리는 등 최근 가을야구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진혁과 달랐던 다른 타자들의 부진은 패인이다. 특히 6회 선두타자 이명기의 출루(우전안타)로 추격 기회를 잡은 뒤 3번타자 박민우는 파울팁 삼진, 4번타자 양의지와 5번타자 제이크 스몰린스키는 나란히 내야땅볼에 그쳤는데 경기 흐름을 생각하면 결정적이었다. 정규시즌 켈리에게 7타수 4안타를 친 이상호, 11타수 5안타 3홈런으로 강했던 양의지의 침묵이 아쉽다. 1~5번의 상위타선이 18타수 2안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는데, 이래서는 이길 수 없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가 열렸다. LG가 NC에 3-1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LG는 9회 마무리 고우석의 난조로 큰 위기를 맞았다. 역전까지 허용할 뻔했다.
A=차우찬, 송은범, 진해수, 임찬규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한 LG 마운드의 고민이 엿보였다. 하지만 고우석이 1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을야구를 생각하면 값진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쨌든 이겼으니 ‘전화위복’으로 삼으면 된다.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