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타인은 지옥이다’ 박종환 “타인은 고마운 존재”

입력 2019-10-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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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종환은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 박종환은 처음으로 대중의 관심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플럼액터스

■ 웹툰 원작을 뛰어넘은 OCN ‘타인은 지옥이다’ 주역 박종환

초가을 시청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한 연기자 임시완(31)과 박종환(37). 케이블채널 OCN ‘타인은 지옥이다’를 무대로 각기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야기의 잔혹함이 지나쳐 때론 불쾌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만큼은 다른 데 눈을 돌리지 못하게 했다. 저마다 다른 동기부여를 통해 드라마를 마무리한 뒤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 나타난 두 사람은 상기되어 있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몇 초 뒤 박종환이 등장한다. ‘타인은 지옥이다’ 속 그는 목소리부터 행동까지 독특하다.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품고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까지 반응했다.

“주무실 시간인데 1회 방송 끝나고 3번이나 전화하셨다. ‘역동적이다’고 말씀하셨다. TV에서 보니 아들이 진짜 일하는 것 같았는지 많이 좋아하셨다.”

극중 박종환은 쌍둥이 형제 1인 2역을 맡았다. 원작대로 머리도 삭발했다. 원작에서는 한 명의 인물이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인물의 양면성을 확연히 드러내는 설정 때문이었다. 을씨년스럽게 들려오는 “킥킥거리는” 웃음소리는 그와 이창희 감독, 원작자 김용키 작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이후 박종환이 목소리의 굵기와 톤 등을 조절해가며 완성했다.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동생은 유아시절의 행동이 성인이 되어도 몸에 밴 특징을 살려 귀엽게 느껴지도록 표현하는 게 미션이었다. 예열되면 시동 걸어 쭉쭉 나아갔다. 하나로 고정할 수 없는 성격이어서 애드리브 표현도 자유로웠다. 단순, 무식, 투박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그래도 한 번에 두 인물을 연기하는 건 쉽지 않더라.”

연기자 박종환. 사진제공|플럼액터스


박종환은 이번 드라마를 시작으로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하나씩 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중과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드라마 출연 기회가 많지 않기도 했지만, 스스로 도전하려는 의지가 약했던 탓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활동하며 인연을 맺은 감독 등의 제안에 주로 응하려고 했지 직접 발로 뛰는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고 돌이켰다.

“출연편수에 비해 제가 알려지지 못한 게 바로 그 이유에서다.”

영화 ‘검사외전’의 천식을 앓는 피의자, ‘베테랑’에서는 불법 중고차 판매자 등 작은 역할이더라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캐릭터였지만,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

이제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주변의 어떤 상황에도 부딪히지 않고 현장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존재가 되길 꿈꾼다. 이를 통해 “제가 설 수 있는 무대의 경계가 더욱 넓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연기 외에 다른 일을 해볼까 생각한 적이 없다. 경제적으로 압박을 느낄 만큼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힘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됐다. 타인은 지옥이지 않다. 감사함을 주는 존재이다.”


● 박종환

▲ 1982년 9월7일생
▲ 2009년 영화 ‘보통소년’으로 첫 주연
▲ ‘나의 싸움’ ‘깁스를 한 남자’ ‘잉투기’ ‘베테랑’ ‘검사외전’ ‘양치기들’ ‘특별시민’ ‘생일’ 등
▲ 드라마 ‘더 러버’ ‘프로듀사’ 단막극 ‘짝퉁패밀리’ 등
▲ 영화 ‘팡파레’ 개봉 예정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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