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우승으로 ‘왕자의 귀환’ 알린 이수민

입력 2019-10-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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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이 6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KPGA 코리안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3년 전 유럽 진출 후 쓴맛을 봤던 이수민은 이번 우승으로 왕자의 귀환을 알렸다. 사진제공|KPGA

스물 셋의 앳된 귀공자는 당차게 해외 무대로 떠났다. 속된 표현으로 밥 먹듯이 우승하리라고 믿었던 때였다. 그러나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이 버티는 전쟁터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승 없이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품속 깊이 지니고 있던 풀시드는 모두 소멸됐고, 결국 이렇다할 소득 없이 국내 무대로 돌아오고 말았다.

한때 한국남자골프를 짊어질 기대주로 각광받았던 이수민(26·스릭슨)이 오랫동안 고대하던 정상 복귀를 마쳤다. 유러피언 투어에서의 부진을 뒤로하고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로 돌아온 이수민은 6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7300야드)에서 끝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2억 원)에서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차지하고 왕자의 귀환을 알렸다.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군산CC오픈 정상을 밟아 파란을 일으킨 이수민은 2015년 프로로서 같은 대회를 다시 한 번 제패하며 코리안 투어의 특급 신예로 발돋움했다. 이어 2016년 4월 유러피언 투어 선전 인터내셔널 우승으로 풀시드를 얻은 뒤 이를 앞세워 유럽 무대에서 새 날개를 펼쳤다.

그러나 기다리던 우승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다할 성적 없이 3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올해 4월 코리안 투어 복귀와 함께 만난 이수민은 “긴 이동거리는 물론 음식과 주거환경 같은 전반적인 적응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떨어진 자신감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힘겨웠던 지난 3년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절치부심한 채 돌아온 이수민은 올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3위, SK텔레콤 오픈과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서서히 우승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지난해 연장 패배의 아픔이 서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침내 4년 만의 정상 복귀를 이뤄냈다.


2타차 단독선두로 3라운드를 마친 이수민은 1번 홀(파5) 7m 이글 퍼트 성공으로 산뜻하게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그러나 5번 홀(파5)과 7번 홀(파4) 보기로 잠시 주춤했고, 그 사이 이동민이 파5 10번 칩샷 이글로 12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위기를 맞은 이수민은 12~14번 홀 3연속 버디로 다시 리드를 벌렸고, 이후 안전한 파 행진으로 쐐기를 박았다.

챔피언 퍼트 직후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이수민은 “올 시즌 정말 많은 운동을 하고 있다. 몸무게가 71㎏에서 79㎏로 될 만큼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30야드 정도 늘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올해와 내년 모두 대상을 차지한 뒤 마음 편히 입대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 이수민


▲ 생년월일=1993년 10월 12일

▲ 신체조건=신장 180cm·체중 79kg

▲ 출신교=횡계초∼도암중∼육민관고∼중앙대

▲ 후원사=스릭슨

▲ 소속사=세마스포츠마케팅

▲ 프로 데뷔=2015년

▲ 우승 경력=2013년 군산CC오픈, 2015년 군산CC오픈, 2016년 선전 인터내셔널, 2019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 수상 경력=2015년 동아스포츠대상, KPGA 코리안 투어 신인왕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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